신 석 정
대숲으로 간다
한사코 성근 대숲으로 간다
자욱한 밤안개에 벌레 소리 젖어 흐르고
벌레 소리에 푸른 달빛이 배어 흐르고
대숲은 좋드라
성글어 좋드라
한사코 서러워 대숲은 좋드라
꽃가루 날리듯 흥근히 드는 달빛에
기척 없이 서서 나도 대같이 살거나
성글고 서러운 대숲을 좋아한다는 시인의 인식에는 시대에 대한 아픔과 슬픔이 베여있다. 성근 대숲은 맑은 하늘을 가리지 않아 눈부신 햇빛과 푸르른 하늘을 품고 있어 좋다는 인식 속에는 대숲은 숱한 현실의 아픔들을 품고 보듬고 기척없이 서 있거나 가만히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