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포항 덕수·덕산·동빈·신흥동 일대 도심공동화<br>인근 북구청·경찰서·소방서마저 떠날 채비<br>주민들 “공공기관 1개라도 잡아야 상권 살아”
지난 2006년 12월 포항 시청사 이전으로 촉발된 중앙초등학교 일대 포항 도심공동화 현상이 인근 관공서의 잇따른 이전 계획으로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주변에 중앙아트홀과 시립도서관이 있지만 기대만큼 활성화되지 못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지난 2011년 북구 우현동 이전이 확정된 중앙초교 부지 활용이 꼽히고 있다.
중앙초교가 위치한 덕수·덕산·동빈·신흥동 일대는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포항시청과 북구청·경찰서·소방서 등 공공기관이 집중된 포항의 도심 1번지였다.
그러나 2006년 12월 시청사가 대이동으로 이전한 후부터 유동 인구가 급격하게 줄고 상권마저 무너지면서 극심한 도심공동화를 겪고 있다.
포항시는 2007년 5월 구 시청사를 리모델링 해 시립도서관(포은도서관)을 개관하고 2010년 9월에는 500여m 인근 옛 시민회관 자리에 중앙아트홀을 개관했지만 부대시설 부족 등으로 도심 활성화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시청 이전 후 그나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관공서 대부분이 협소한 부지와 교통난으로 이전할 계획이거나 이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
북부경찰서는 빠르면 2016년 말 양덕동 대구지법 포항지원 인근의 산림청 소유 임야 6만2천700㎡로 이전할 예정이다.
북부소방서는 아직 부지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소방훈련과 첨단장비 및 기자재 보관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장기적으로 청사를 이전할 계획을 세웠으며 예산을 고려해 2~3천평 이상의 시유지와 국유지를 물색하고 있다.
옛 영일군 청사를 활용하고 있는 북구청도 턱없이 부족한 주차공간과 업무시설 노후화로 이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북구청 한 직원은 “청사 이전이 공식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아니지만 포항시가 필요성에 공감해 야구장을 활용한 남구청사처럼 북구청도 증축 예정인 중앙도서관 입주를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 남은 관공서마저 이전할 경우 이 일대 도심공동화는 갈수록 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중앙초교가 2011년 말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우현동에 이전 설립 인가를 받으면서부터 자연스레 현재의 부지 활용이 도심공동화를 해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에서는 도심공동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항시 도시계획변경 등 복잡 미묘한 문제가 수반돼야 하는 만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도심에서 옮겨나갈 예정인 관공서 입주 등이 꼽히고 있다.
손형석 포항중앙상가상인회 전 회장은 “시청이 이전한 후 행인을 제외하고 상가 고객은 손에 꼽을 정도다. 중앙초교 이전이 확정된 후부터 상가와 동네 사람들 사이에 지금 부지를 어떻게 활용한 것인지가 화제다”면서 “현재 밀집한 관공서 중 하나만 제대로 확장해 유치해도 지금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중앙초교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포항교육청 관계자는 “예정된 우현동으로의 이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아직 현재 부지를 어떻게 처리할 지를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중앙초교는 교육청의 소중한 재산이기 때문에 매각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승희·박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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