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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벌거숭이된 나무 “어쩌나…”

박동혁기자
등록일 2012-11-16 21:05 게재일 2012-11-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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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흥우방아파트 단지내 가지치기로 절반 잘려나가<br>주민들 “이제라도 조경전문가 고용해 진행해라”<br>관리사무소 “나머지 동, 주민 의견 최대한 수용해 작업”

포항지역의 한 아파트 주변 화단정리 작업과정에서 가지치기한 조경수가 절반으로 잘려나갔다며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15일 포항시 북구 용흥동 우방아파트 일대.

아파트 주변 화단에는 족히 1m이상은 잘려나간 것으로 보이는 벌거숭이 나무 수십여그루가 눈에 띄었다.

<사진> 나무는 대부분 벚나무, 목련나무 등의 조경수로 지난 여름 무성한 가지와 잎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몸통이 둘로 나뉘어 형편없는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아파트 관리사무소는 지난 9월 주민대표회의를 거쳐 `단지 내 환경정리 사업`의 일환으로 가지치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이 수려한 조경을 자랑하던 나무를 너무 과하게 쳐낸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는 것.

특히 대부분 나무가 꽃나무라 매년 봄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했지만 몸통만 남아버린 현재의 모습으로는 내년 봄에 꽃을 볼 수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민 전모(51·여)씨는 “가지치기를 하려면 조경전문가를 고용해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원칙 아니냐”라며 “전문가가 단 한 명도 없는 관리사무소에서 이같은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리사무소 측은 무성한 가지로 인해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저층 주민들을 위해 나무 높이를 낮췄으며 이는 주민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현재 전체 23개동 중 가지치기 작업은 3분의 1정도만 이뤄졌으며 나머지 동에 대해서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라 가지치기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민들의 요구대로 전문가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비용이 예상되는데 이를 감당하기란 쉽지 않다”며 “아직 작업이 상당부분 남은 만큼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용해 나무 높이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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