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폐막<br>관람객 5만여명 방문 4km 자전거 타며 감상<br>만지고 올라 타고…카메라에 담고 `인기`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지난달 13일 개막을 시작으로 한달간 펼쳐졌던 축제의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11일 오후 7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북부해수욕장 메인무대에서 축제 경과보고와 30일간의 축제이야기를 담은 영상상영, 시민이 뽑은 인기작품상 시상, 스틸감사나무 참여후기 영상상영 등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Good-bye 행사를 갖고 축제의 막을 내렸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이라는 포항의 역사적 소재를 문화적 코드로 융합해 `아트웨이`에 스틸 조각 50점을 설치해 자전거를 타고 작품을 감상하는 문화예술축제로 지난 한달간 환호공원과 북부해수욕장, 동빈내항 일원에서 개최됐다.
`길위에서 만나는 예술`이라는 슬로건과 `긍정과 감사의 풍경`의 전시주제를 담은 이번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전시가 축이 되고 전시와 공연이 어우러져 `길`이라는 우연성과 즉흥성의 장소적 특성과 가을과 자전거, 낭만이라는 감성적 코드를 살린 차별성으로 눈길을 모았다.
△`아트웨이`- `삶속의 예술` 통한 일상성 회복의 창조적 문화공간으로 변모3명의 커미셔너에 의해 선정된 24명의 참여 작가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 등 총 50점의 예술적 완성도가 뛰어난 스틸조각 작품이 일반 전시장이 아닌 거리 한 복판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신선한 축제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4Km에 이르는 긴 전시구간을 `아트웨이`라는 이름으로 브랜드네임화해 `삶속의 예술`이라는 컨셉으로 학교,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기업, 사회단체, 대구, 부산 등지에서 온 단체관람객들의 발길을 모았다. 평일 하루 100~300여명의 단체관람객이 매일 이어졌고 휴일 일반 관람객을 포함해 한달간 5만여 명의 관람객이 아트웨이를 다녀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트웨이에는 자전거를 타며 작품을 감상하거나 작품이 모델이 돼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올라타고 만지는 진풍경으로 그 어느 때보다 사뭇 다른 아름다운 도시풍경을 연출했다. 작품이 매개가 돼 시민들의 삶의 잔잔한 이야기들을 이끌어 내어 일상적 공간을 새로운 창조적 문화공간으로 변모시켰다는 점에서 축제의 의의를 살렸다.
이번 포항스틸이트페스티벌 아트웨이에 전시된 작품들은`길`이라는 장소적 공간에서 관람자와 삶의 유기적인 관계를 소통하는 매개역할을 톡톡히 했다.
시민들의 왕래가 가장 많은 아트웨이 북부해수욕장 구간에는 `작품에 손대지 마시오`라는 엄격한 문구 대신 오히려 만지고 올라타기를 장려하는 `촉각감상`을 컨셉으로 하는 작품과 모기, 꼬뿔소 등 친근한 형상과 재미를 주는 작품이 대거 설치됐다.
시민들은 작품을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작품을 카메라에 담거나 만지고 올라타는 등 적극적으로 작품을 감상했다. 축제기간 중 운영위측에서 실시한 인기작품 투표에서 긴 기둥위에서 책을 읽는 남성을 유쾌하게 조형화 한 김경민 작가의 `꿈꾸는 세상`과 강대영 작가의 일명 `모기` 작품인 `자화상`, 금중기 작가의 붉은 코뿔소 작품이 시민들이 뽑은 인기작품으로 선정됐다. 이들 인기 작품은 미술작품이 단순히 예술성에 의해 그 가치를 평가받는 것이 아닌 공공장소에 설치돼 관람자와 감성적 소통과 일상적 관계를 형성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발현하는 기능과 역할을 했다.
한편 축제가 끝난 후 아트웨이에 전시됐던 작품은 포항 도심 곳곳에 더 잘 어울리는 최적의 공간에 영구 재설치돼 시민의 일상과 함께 하게 된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지역적 정체성을 단순히 축제화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지역의 역사를 문화라는 광의적인 틀에서 구현하고자 했으며 `스틸`을 소재로 한 세계 최초의 시도였다는 점에서 차별성과 지속가능성의 면모를 보여줬다. 무분별한 축제 양산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최근 지역의 정서와 인프라를 고려하지 않은 공연과 전시행사가 범람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차별성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만의 고유한 자산이자 성장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관객 없는 축제로 썰렁한 모습을 연출해 아쉬움을 남겼던 개막식 행사는 축제의 시작을 반쪽으로 만들었다는 시민들의 질타를 남기기도 했다. 축제 관계자들이 페스티벌의 의의와 출품작 등에 대해 그 어느 행사보다 깊이 고민하고 노력했던 만큼 앞으로 열릴 행사에서 더 많이 개선해 포항은 물론 국내외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행사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무엇보다 첫 해 출발점이 가진 여러 가지 한계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춘 축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가치를 국가적 차원의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고 국가적 범주를 넘어서서 세계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역 브랜드로의 성장을 위한 깊이 있는 연구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