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 피해주민 이주시설 `해평 청소년수련원`<br>“설사 나고 머리 아프니 진료기록부 보여 달라” 시설관리팀장 얼굴 폭행
구미 불산사고 피해지역 주민들이 집단 이주해 있는 해평 청소년수련원에서 직원 폭행 사건이 생기는 등 장기 이주에 따른 불편과 이로 인한 말썽이 잇달고 있다.
지난달 29일 밤 11시경 신모(60)씨가 만취 상태에서 이곳 시설소 관리팀장 이모(35)씨를 찾아와 “내가 설사도 나고 머리가 아프며 건강상태가 안 좋다”며 진료기록부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이 팀장이 “진료기록은 우리가 관리하는 게 아니라 검진기관인 김천의료원에서 관리해 알 수 없다”고 하자 욕설을 하며 무방비 상태의 이씨 얼굴을 가격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 씨는 현재 H 정형외과에 입원 중이다.
특히 신씨는 술을 먹고 이날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4차례나 관리사무소를 찾아와 진료기록부를 요구하다 거절당하자 사무실 내 PC 본체와 모니터 등 기물을 파손하며 죽여버리겠다고 직원들을 협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씨가 흉기(가위)를 들고 난동을 부리자 위협을 느낀 직원들이 해평파출소에 연락해 경찰이 출동했다.
또한 이들은 불산피해 위문품을 들고간 시민들께도 고맙다는 인사 대신 핀잔을 줘 방문한 시민들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최모(55·구미시 고아읍)씨는 “피해주민들을 위로차 찾아갔더니 고맙다는 인사 대신 핀잔만 줬다”며 불쾌한 감정을 내비췄다.
이들은 30일 구미코 상황실에서 열린 정부대책종합 언론인 브리핑에도 사실과 다르다며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날 정부종합대책반 브리핑 중 갑자기 마을주민 A 씨가 TV 방송에 보도된 내용과 틀리다며 이의를 제기하자 민·관합동 조사 대책단장(민경석)은 “우리는 그간 조사한 결과를 사실 그대로 발표하고자 언론인 초청 브리핑 자리로 주민 여러분들을 초청한 자리가 아니다”라며 나가줄 것을 요구해 한 때 실랑이도 벌어졌다.
이에 대해 구미 시민들은 “피해 주민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자신들이 선정한 민관 합동조사반의 피해조사 대책반까지 못믿겠다고 하니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구미시청 관계자는 “사고 생 한 달이 지나도록 집단수용해 심신이 지쳐 는 것은 이해하지만 주민들의 지나친 과격 행동은 오히려 구미 민들의 눈밖에 벗어나 사태 해결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임천리 대책위 관계자는 “우리 마을 주민들도 화가 나도 참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사람이 많다 보니 일부 주민들의 돌출 행동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치 않도록 주민들께 신신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평 청소년 수련원에는 현재 불산피해 마을인 임천리 주민 230여 명이 집단 거주하고 있다.
구미/남보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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