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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원 외유성 해외연수 논란 `자율적 해결` 의지만이 해답

최승희기자
등록일 2012-10-12 20:56 게재일 2012-10-1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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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 결과 토론회·세미나 개최, 제3기관의 검증 등 필요
출범 4개월 차에 들어선 지방의회의 제6대 후반기 의정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의원들의 해외연수도 잇따르고 있다.

선진지 견학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지역 발전에 반영하기 위해 행정안전부가 정해 놓은 1인당 연 180만원(지방의회 의원국외여비)으로 지방의회들은 매년 해외연수를 시행하고 있다.

경북의 경우 칠곡군의회가 지난 달 7일부터 11일까지 대만으로 연수를 다녀왔고 포항시의회도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3개 위원회가 호주·대만·중국과 동남아 등으로 연수를 떠난다.

◇끊이지 않는 외유 논란

우리 지방정치는 지난해 출범 20해를 넘어서면서 성숙 단계로 진입했다. 특히 글로벌 시대에 발맞춰 해외연수 필요성의 공감대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관광성 외유 논란`은 여전하다.

권오윤 경주 동국대(정치외교학과 지역정치 전공) 교수는 “선진지의 다양한 문화와 산업을 체험하는 해외연수는 의정활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그러나 국내 기초의회의 해외연수 실정을 들여다보면 상당수가 외유성이 짙은 것이 사실이다”고 현실을 꼬집었다.

최근에는 안동시의회가 태풍 `볼라벤`과 `덴빈`이 잇따라 들이닥친 지난달 초 농산물 FTA대책 등 농업정책 견학을 목적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중국 등으로 연수를 강행했다.

더구나 연수일정 대부분이 유명 전망대와 공원·성당 등 연수 목적과는 동떨어진 관광지가 다수 포함돼 있어 사회단체 등 시민들로부터 외유라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울산에서는 북구의회가 일본 연수를 계획했다가 태풍으로 항공기가 결항돼 무산됐다. 그러나 도쿄 도청타워와 장난감 미술관, 온천으로 유명한 하코네 지역의 국립공원 인근 조각의 숲 미술관 등 관광성향이 짙은 일정으로 외유 지적을 면하지는 못했다.

포항시의회 경우도 이번에 일정 상당 부분이 해수욕장과 와인농장·국립공원·박물관·동남아 수상시장 견학을 비롯해 사막체험·시내투어 등이 포함돼 연수 필요성의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효과를 두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스스로 검증 시스템 마련해야 권 교수는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의원들 스스로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 일환으로 연수 결과에 대한 토론회 및 세미나 등을 제안했다. 또 연수내용 및 성과를 검증할 공신력을 갖춘 제3 기관의 연수 참여도 논란을 종식시킬 방안으로 제시했다.

권 교수는 “연수 후 지방의회마다 결과물을 보고서로 작성하고 있지만 이를 검증할 시스템이 전혀 없어 대부분이 인터넷 검색 결과 짜깁기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의원들 스스로가 토론하고 평가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연수내용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단체 참여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연수의 외유 논란 등으로 표출되는 지방정치에 대한 시민불신은 의원들 스스로가 해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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