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 `풍성`… 공연예술 새 지평 열었다
지난 6일부터 시작된 제12회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가 12일 마스크연극 `소라별 이야기`를 끝으로 폐막했다.
북부해수욕장으로 장소를 옮기고 공연예술제로 명칭을 바꿔 연극 뿐 아니라 뮤지컬, 넌버벌퍼포먼스, 춤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을 선보인 올해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는 바다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살려 색다른 공연예술축제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공연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개막식은 뮤지컬 갈라, 비보이댄스, 아프리카 전통 음악과 춤, 일본 공연단 퍼레이드 등 색다른 문화를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어냈다.
반면 수년전부터 제기돼 온 국제예술축제로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요소인 전문적 개념을 가진 전문축제로의 정착을 위한 준비가 많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 이유로는 매년 안정적으로 예산이 조달되지 않음에 따라 지역의 특성을 살린 변별화되고 전문화된 축제 프로그램을 구성하지 못한 연극행정에 있었다는 지적이다.
박상순 경민대 교수는 이번 공연예술제의 일환으로 열린 `현대사회와 공연예술축제의 새로운 역할과 방향`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 “우리나라에 바다라는 공간을 활용한 공연예술축제가 제대로 없다.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는 이 특성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축제가 되도록 예산 확보나 프로그램을 고민한다면 충분히 성공적인 국제규모의 축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무엇보다 전문적 개념을 가진 전문축제를 위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서는 축제 운영 인력의 전문화와 안정적 예산 조달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할 문제”라고 조언했다.
`의정부음악축제`와 `수원화성국제축제`예술감독을 역임한 박 교수는 이와함께 “`프랑스 안시 호수축제` `춘천마임축제` `전주소리축제` 등 특성화되고 변별력 있는 전문축제들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바다를 충분히 활용한 기획과 마케팅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중효 계명대 교수는 “포항(지역성), 바다(공간성), 국제(규모), 공연예술(장르)제는 명칭에서 보면 욕심을 많이 부리는 축제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무엇보다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가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 핵심 키워드가 무엇인지 정확히 정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개막식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2012 런던올림픽, 2008 북경올림픽 개막식을 예로 들며 “개막식에 지역의 역사 등을 홍보할 수 있는 실험적 대작이 연출 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바다라는 특정 공간을 어필할 수 있는 공연들을 연구 개발하고 구도심이 갖고 있는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면서 “공연예술제의 특성을 경험제라고 한다. 특히 축제가 가진 본래 의미인 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역민들이 공연예술에 맛들여 관객층을 넓히고 지역민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구에서 공연예술제 관람을 위해 포항을 찾았다는 한 연극인은 “국내외 참가팀이 조화와 화합의 열린 마당을 펼쳐보이는 다채로운 볼거리를 만날 수 있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특히 세계 정상급의 작품을 실내가 아닌 열린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그는 또 “축제 진행이 간혹 매끄럽지 못한 공연들도 있었는데 국제규모에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백진기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 집행위원장은 “올해 예술제는 바다라는 무대가 가변성이 많아 아쉬운 점이 많다”면서“내년에는 해외작품의 다양한 관객층의 확대로 국제적인 규모의 축제로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또 그는 “축제에 참가하는 단체도 해를 거듭할수록 작품의 다양성과 실험정신,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포항바다국제공연예술제는 내년부터는 또다른 실험에 들어갈 것이니 시민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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