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추상표현 대가 곽훈전<br>타다시 카와마타 설치작품전<br>내달 14일부터 3~6개월 간
대구미술관(관장 김선희)은 오는 8월14일부터 한국적 추상표현의 대가 `곽훈 : 시(詩), 다(茶), 선(禪)전`과 세계적인 설치작가 `타다시 카와마타전`을 마련한다.
□ `곽훈 : 시(詩), 다(茶), 선(禪)전`(8월14~2013년 2월17일, 3전시실)
지역 출신으로 국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곽훈(1941~, 대구)은 작가의 삶과 오랜 작품활동의 기저에 공통되게 흐르는 주제의식 `시(詩)`, `다(茶)`, `선(禪)`에 관한 4점의 대형 설치작품(시, 다완, 관조, 겁·소리)을 선보인다.
4점의 설치작품 중 `시(詩)`는 대구미술관에서 처음 선보이는 신작으로, 2층 천창공간의 공간적 특성을 반영한 높이 4.6m, 가로세로 9m의 대규모 작품이다.
곽훈은 서울대 서양화과 졸업 후 1975년 도미, 1981년 LA시립미술관장 조신 양코 스타렐스에 의해 발탁돼 신인전을 개최하며 미국화단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 대규모 설치작품 `검·소리=마르코 폴로가 동양에서 가져가지 못한 것`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작가는 불교, 동양철학의 심오한 정신세계를 화폭에 담기 위해 한국적인 재료인 흙, 종이, 나무, 도기 등을 이용한 작업을 해오고 있다.
부정형한 화면구성과 자유롭고 활달한 붓터치로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가 곽훈은 회화 뿐만 아니라 설치 부문에서도 한국적 추상표현의 대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작가 곽훈의 회화작품에 대한 고정적인 해석과 평가에서 벗어나 작가의 현재적 의미를 조명하고 관람객들에게 사유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시기간 중에는 곽훈의 작품세계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평론가 황인이 곽훈과 함께 `작가와의 대화`를 진행한다.
□ `타다시 카와마타전`(8월14~11월4일· 1전시실, 야외)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타다시 카와마타(1953~, 일본 홋카이도)는 일반 시민 참여를 통해 모은 나무사과상자 8천여 개로 사과상자가 품은 대구의 기억을 설치작업으로 표현한다.
작가는 20대 후반인 1982년 베니스비엔날레 일본관 대표로 참여했으며 1987년 카셀 도큐멘타8, 1987년 상파울루비엔날레, `베르사이유 설치전경:2008`, 1993년 리옹비엔날레, 1996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2010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작업 등 세계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도쿄예술대와 파리국립미술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예술을 통해 우리가 살아온 환경, 살아가고 있는 장소에 대한 이야기들을 발견하고 사회와 주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카와마타는 대구·경북지역의 지역성과 특수성을 담고 있는 보편적이고도 상징적인 오브제인 나무로 만든 사과상자 8천개를 이용해 작업한다.
작업에 사용될 8천개의 나무상자는 새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세월의 흔적이 묻어있는 나무사과상자로, 일정 장소에 무더기로 형태를 만들거나 반복적인 구조물을 설치해 기존의 관습과 역사, 현재의 삶이 지닌 환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전시에 사용되는 8천개의 사과상자는 전시장소의 형태에 따라 마치 흐르듯 쏟아지는 오브제, 얼기설기 짜여진 새둥지, 사과나무를 연상케 하는 다양한 연출로 관람객의 이목을 끌 예정이다. 파리의 예배당 설치작업(1997), 메츠의 유서깊은 호텔과 유대교 회당의 설치작업(1998), 베르사이유궁전 설치작업(2008)을 담은 3종의 영상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관람객들에게 작가의 세계관을 전달해 줄 예정이다.
전시기간 중에는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타다시 카와마타의 작품을 미니어처로 직접 제작해 보는 특별교육프로그램도 제공될 예정이다. 문의 (053)790-3000.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