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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 6년차` 상주 은척면 강병환·윤복순 부부

곽인규기자
등록일 2012-07-17 20:48 게재일 2012-07-17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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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거듭후 영농전문가과정 섭렵 사과·가지농사 기반 다져<bR>일상 최우선은 이웃과 화합 “섣불리 농지·집 사지 말라” 당부
▲ 강병환 윤복순 부부가 가지 밭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자신이 살던 굴 쪽을 향해 머리를 둔다는 뜻이다. 귀소본능뿐만 아니라 근본을 잊지 않는다는 말이다.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 시기와 맞물려 우리 사회는 귀농·귀촌이 화두가 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치열한 삶을 맞이해야 했고 그 대다수는 농업과 농촌을 가슴속에 묻어두고 살아 왔다.

상주시 은척면에서 사과와 가지농사를 짓는 50대의 강병환, 윤복순 부부는 올해로 귀농 6년차다.

대구에서 전기분야에 종사하던 강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상주를 귀농지로 선택했다.

강씨 부부는 처음 상주에 와서 사전조사를 해보지도 않고 덜컥 사과밭 2천평을 사서 귀농을 했다.

그러나 말이 귀농이지 처음농사를 짓는 사람으로서 사과나무의 수령이나 재배기술 등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었다.

2006년 첫해에는 방물토마토 농사도 지었으나 재배기술 부족으로 숱한 어려움을 겪었고 20년이나 된 사과나무에서는 소득이 나올 리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틈틈이 시간이 나는 데로 영농전문교육을 받기로 한 것이다.

상주시농업대학교를 비롯해 상주희망농업아카데미, 농민사관학교, 사과영농교육 등 전문가 과정의 교육이라면 지난 4년 동안 빼놓지 않고 받았으며 이를 영농현장에 철저히 접목했다.

이 결과 노령이었던 과수원에 생기가 돌기 시작하는 등 과수원이 눈에 띄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특히 유대(봉지 씌운 사과)보다 무대(봉지씌우지 않은 사과) 재배를 시도했다.

처음에는 공판장판매를 했으나 현재는 인터넷으로 직거래판매까지도 할 수 있게 됐다.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짭짤한 수입이 생기기 시작했고 드디어 농업에 대한 미래와 희망도 볼 수 있었다.

현재 노령인 사과나무는 앞으로 좋은 품종을 선택해 유목으로 갱신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씨의 부인 윤씨는 2011년부터 은척면 두곡1리 마을 부녀회장, 2012년부터는 은척면 새마을부녀회 총무로 활동하면서 마을주민들 속에서 화합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

원래 성격이 털털하고 주위 사람들과의 친화력이 좋은 그녀는 귀농의 첫번째 조건인 마을 사람들과의 화합을 일상의 최우선 순위로 삼고 있다.

처음 귀농하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들 부부는 “너무 섣부르게 농지를 구입하고 집을 사지 말라”는 것이었다.

농업을 처음 하는 사람들 눈에는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알 수 없다는 것이 강씨 부부의 지론이다.

강씨는 덧붙여 “이제 막 귀농 길로 들어서려 한다면 그냥 1년 정도 농촌에 거주하면서 마을과 주민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품앗이도 해주라”며 “그럭저럭 지내다보면 원치 않아도 임차농지나 빈집들이 나오니까 그 때 모든 것을 결정해도 늦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이제 강씨 부부는 “농사일은 힘들지만 농사일을 해서 행복하다”며 “직장생활을 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농사일을 하면 자연스럽게 고쳐지는 모양”이라고 했다.

강씨의 부인 윤씨는 “눈에 병이 많아 삼일에 한번은 병원에 가야할 정도였지만 귀농을 한 이후 병원을 잊었다”고 했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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