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주차전쟁·기능상실한 체험부스·취객에 점령된 무대<br>관람객까지 줄어 강릉단오축제와 성과 비교
【경산】 제37회 경산자인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제44호)가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자인면 계정 숲에서 열렸으나 지역문화전통을 계승한다는 당초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는 평가다.
경산자인단오제는 강릉단오제(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와 유사한 성격을 가지며 오랜 전통을 가졌다는 것도 같지만 성과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국을 통일한 김유신 장군(대관령 산신)을 모시는 강릉단오제는 신라 때 주민을 괴롭히는 왜구로부터 주민을 구했다는 한 장군을 제사하는 경산자인단오와 성격이 같으며 민이 중심이 되어 관의 협조를 받는 민·관 중심의 축제라는 점도 유사하다.
하지만, 강릉단오제는 단오제를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를 잡았지만 경산자인단오제는 회가 거듭할수록 지역축제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가 축제참가자를 위해 200여 대를 주차할 수 있는 임시주차장을 만들었지만 부족한 주차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축제장 주변의 교통 혼잡은 여전했으며 주객이 전도된 분위기가 곳곳에서 목격되었다.
경산자인단오제의 참여를 높이고자 마련된 체험부스와 전시·부대행사의 대부분이 축제의 중심이 되는 24일(단오) 오후 4시 이후에는 기능을 상실했지만 숲 속 일부를 차지한 각설이타령과 음식점, 메인 무대에서 오후 7시부터 진행되는 음악회의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인파는 넘쳐났다.
또 지난 22일 시민노래자랑을 위해 꾸며진 무대에는 술에 취한 취객이 노래를 부르며 추태를 부리는가 하면 곳곳에서 노상방뇨를 즐기는 어른들의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경산자인단오제는 지역의 귀중한 행사로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원생들이 참관수업을 하기도 해 새싹들의 눈에 비친 모습이 어떠할지 의문스럽다.
이번 경산자인단오제를 주최하고 주관한 (사)경산자인단오제보존회는 축제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를 마련했지만, 지난해 관람객보다 관람객 수가 줄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제38회 경산자인단오제는 판에 박힌 형태에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