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시청 사이클 실업팀 <br>故 정수정 선수 새엄마<Br> 사이클연맹 홈피서 분통
이혼으로 12년간 떨어져 살았던 친딸이 교통사고로 숨지자 생모가 자기 몫의 사망 보험금을 챙겨 주변 사람들의 가슴을 아리게 하고 있다.
상주시청 사이클실업팀 소속 고 정수정 선수는 지난달 1일 경북도민체전 출전을 앞두고 국도에서 훈련중 뒤에서 화물차가 덮쳐 동료선수 2명과 함께 숨졌다.
사고 뒤 정 선수의 생모 A씨(46·울산시)는 상주시청에서 선수 개인을 위해 넣어둔 보험금 5천만 원 중 절반을 지난 17일 수령해 간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사고수습에 정신이 없고 사망원이 규명도 되지 않아 유족들이 비통해 하고 있던 사고 다음날 상주시청에 보험금 지급 청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 아니라 정 선수의 연금과 개인보험, 사고보상 및 위로금 등 정 선수의 사망과 관련한 돈에 대해서도 대리인을 내세워 생모 몫 절반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이 뒷바라지에 헌신했는데…딸 위해 넣어둔 보금험마저
타기 위해 변호사 선임이라니…
정 선수의 아버지(50·울릉군)는 “생모는 수정이가 8살 때 가정을 돌보지 않아 이혼을 했고 수정이가 선수로 성장하기까지는 새엄마 B씨(47·울릉군)가 키웠다”고 밝혔다. B씨는 정 선수가 중학교 2학년 때 정씨와 결혼해 수정이가 선수로 대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교사의 말에 따라 육지에서 전문적인 교육을 받도록 뒷바라지를 하는 등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B씨는 “물론 생모의 권리가 있다고는 하지만 자식 죽은 다음날 보험금을 청구하고 딸을 위해 넣어 놓은 보험금도 가져가기 위해 변호사까지 선임했다니 정말 피도 눈물도 없는 세상이다”며 대한 사이클 연맹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B씨는 사이클 연맹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수정이의 생모 때문에 분하고 원통해 이 글을 쓴다”며 “수정이가 저 세상에 갔고 장례도 치르지 않고 차디찬 영안실에서 발인을 기다리고 있는 동안에 대한사이클연맹과 상주시청에 보험금 청구를 했다”고 썼다.
B씨는 또 “수정이는 갔지만 수정이와 함께 저에게 온 우리 큰 딸은 이번 일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 며 “낳아줬다는 권리만 따질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자신의 큰 딸을 위해서도 이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에 이혼은 아주 흔한 일이 돼 버렸지만 자신 같이 이 땅의 새엄마들이 이러한 일을 겪지 않도록 많은 조언과 관심을 부탁한다고 글을 마쳤다.
B씨는 전화통화에서 “빚만 남아 있는 집에 어렵게 시집와 살면서 자식의 성공을 위해 노력했는데 사랑하는 딸의 주검을 보고 정말 가슴이 아팠다”며 “정신없이 사고를 수습하고 난 뒤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보험금을 타가기 위해 모든 절차를 밟아 놓은 생모의 소행이 괘심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아버지 정씨는 “죽은 딸 수정이가 이로 인해 구천에 떠돌까 안타깝다”며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부모의 도리도 하지 못하고 권리만 찾으려는 것에 대해 단호한 대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