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인간의 부주의 탓에 산에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인간을 괴롭힌다. 산에서 주로 생겨나는 사고의 대부분은 산을 오를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산할 때 생기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안이한 마음을 가지고 방심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활도 이와 비슷하다.
재산이 늘고 사업이 번창할 때는 힘이 솟고 모든 것이 순풍에 돛단듯이 잘 나가지만 한번 가세가 기울어져서 내리막을 만나면 각종 악재가 겹치고 설상가상이란 말처럼 나쁜 일만 생기게 되어 재기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잃게 된다. 그래서 산을 타는 요령을 배울 때 반드시 하산의 주의사항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다 그런 까닭이다.
세계 각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본은 동북아 지진 이후 경제적 불황과 더불어 사회적 혼란이 겹쳐 심히 어려운 사정에 헤매고 있다. 알뜰하고 근면하고 검소한 일본사회에`하산하는 법`이란 책자가 출판되어 많은 관심을 갖고 다시 일어서려는 일본인의 가슴에 교과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책의 저자는 “일본이 이미 오래전에 하산의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이를 직시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문제가 생겼다”고 신랄하게 비평하고 있다.
사업이나 스포츠나 항상 방심할 때 상대방의 습격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대책과 예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그것이 곧 하산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정말 귀중한 교훈이다. 적은 반드시 그것을 노린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