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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下山) 하는 법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2-05-17 21:46 게재일 2012-05-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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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국민은 산을 좋아한다. 계절에 관계없이 운동삼아 또는 취미삼아 산을 오르기를 좋아한다. 여름이 더운 계절이라고 해서 사양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운 여름에 땀을 흘리며 산을 오르면 골짜기에서 부는 시원한 바람의 맛은 정말 만끽하기에 좋은 기분이고 산 정상에 다다르는 정복의 쾌감은 경험하지 않고는 느끼지 못할 최상의 상쾌감이 산이 인간을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부주의 탓에 산에서 생겨나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인간을 괴롭힌다. 산에서 주로 생겨나는 사고의 대부분은 산을 오를 때 생기는 것이 아니라 하산할 때 생기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이다. 안이한 마음을 가지고 방심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생활도 이와 비슷하다.

재산이 늘고 사업이 번창할 때는 힘이 솟고 모든 것이 순풍에 돛단듯이 잘 나가지만 한번 가세가 기울어져서 내리막을 만나면 각종 악재가 겹치고 설상가상이란 말처럼 나쁜 일만 생기게 되어 재기할 수 없을 정도의 힘을 잃게 된다. 그래서 산을 타는 요령을 배울 때 반드시 하산의 주의사항을 거듭 강조하는 것도 다 그런 까닭이다.

세계 각 나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일본은 동북아 지진 이후 경제적 불황과 더불어 사회적 혼란이 겹쳐 심히 어려운 사정에 헤매고 있다. 알뜰하고 근면하고 검소한 일본사회에`하산하는 법`이란 책자가 출판되어 많은 관심을 갖고 다시 일어서려는 일본인의 가슴에 교과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책의 저자는 “일본이 이미 오래전에 하산의 시대에 접어들었음에도 이를 직시하지 않으려는 태도에 문제가 생겼다”고 신랄하게 비평하고 있다.

사업이나 스포츠나 항상 방심할 때 상대방의 습격을 당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대책과 예방이 반드시 필요한 것인데 그것이 곧 하산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정말 귀중한 교훈이다. 적은 반드시 그것을 노린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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