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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나눔으로 봄꽃 피는 포항

등록일 2012-05-04 21:12 게재일 2012-05-04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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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호 포항시장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이 있듯이 국민의 행복지수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따라 순서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국내총생산(GDP) 대신 국민행복지수를 측정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행복이란 지극히 주관적인 것임에도 `국민행복`을 언급하는 사람들은 `국민행복지수`를 내세우며 계층 간, 국가 간의 `행복`을 비교하곤 한다. 이에 최근 우리 포항은 매사에 감사하고, 서로 나누는 삶을 통해 53만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를 가꾸어 나가자는 시민의식개혁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 여기에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있는 일인지, 아프고 힘들 때 함께 할 가족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따뜻한 일인지 모든 일에 감사를 생활화 하여 어느 도시보다 높은 `행복도시 포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판소리 `사철가`에 이런 대목이 있다. “인간이 모두가 팔십을 산다고 해도 병든 날과 잠든 날, 걱정근심 다 제하고 나면 단 사십도 못 살 인생 아차 한 번 죽어지면 북망산천의 흙이로구나. 사후에 만반진수는 생전에 일배주만도 못 하느니라” 우리 인간이 실제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길이는 정작 얼마 되지 않으니 짧은 인생 사는 동안 남에게 감사하고 나누며 살라는 교훈의 의미를 담고 있는 것 같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지위가 높든 낮든 모든 인간은 단지 길고 짧을 뿐 시한부 인생이나 다름없음에도 우리는 늘 자기 자신과의 협상이나 타협에는 관대하고 내 관점으로만 모든 것을 생각하며 살고 있다. 마치 지구가 우주의 중심인 양 내가 세상 사람의 기준이고 모범인 양 천동설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다. 세상은 주고받는 거래라고도 할 수 있다. 받은 다음에 주려고 한다면 기다리는 사람은 없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한밤에 등불을 들고 길을 걷는 까닭이 본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지나가는 정상인을 위한 행위라는 인도의 성자 `바바 하리 다스`의 예화는 다른 사람을 위한 진정한 감사와 나눔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준다.

감사와 나눔은 다른 사람을 위해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한 배려다. 하지만 우리는 감사하고 나누는 배려를 하면 그만큼 손해보고 성공이 늦어질 것만 같이 느끼는 것 같다. 성공하려면 감사하고 나누는 배려보다는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된다는 통념 때문일지도 모른다. 전철이나 버스, 엘리베이터를 탈 때도 남보다 항상 먼저 타야하고 하물며 내 좌석번호가 이미 정해져 있음에도 늘 그렇게 하고는 한다. 감사나눔과 성공, 감사나눔과 경쟁은 이율배반적일지는 몰라도 감사나눔은 더불어 사는 삶에 있어서 윤활유의 역할을 한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남에게 감사와 나눔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임을 감안한다면 우리는 감사나눔의 가치를 충분히 인식할 수 있다. 이 세상은 어쩌면 감사하고 나눌줄 아는 사람들의 힘이 있었기에 지탱해 가는지도 모른다.

감사와 나눔은 다양한 형식으로 발생한다. 어떤 때는 자신의 이익을 포기할 때 발생할 수 있고, 또 어느 경우에는 나에겐 손해가 없지만 다른 사람에게 나의 자그마한 수고가 행복을 가져다 줄 때 감사하고 나눴다고 볼 수 있다. 때로는 나한테는 사소한 것이지만 다른 사람에겐 큰 기쁨과 행복이 될 수도 있다. 또한 감사나눔은 만기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적금과도 같으며 세상을 움직이는 동력이라는 말도 있다. 현대인들이 인간관계 속에서 배워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감사나눔의 행위는 우선적으로 배려의 대상이 되는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관심은 이해를 낳고, 이해는 공감을 낳으며 공감하면 자연스럽게 감사와 나눔의 행위로 이어지게 된다. 이 점을 감안하면 그동안 소홀히 했던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부터가 시작일 것이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겨 나만의 성공을 쟁취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남을 위한 감사와 나눔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제 2천여 공직자를 중심으로 우리 53만 시민 모두가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감사하고 나누는, 그래서 우리 모두가 행복한 포항을 만들어 가는 첫 걸음을 내디뎠다. 지금 이 순간도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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