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일 수성아트피아서 원로 서양화가 서창환 구순기념 회고전
대구 수성아트피아가 개관 5주년을 맞아 대구 화단의 거목인 서양화가 서창환 화백 초대전을 연다.
5월1일부터 13일까지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회는 서 화백의 구순을 기념하는 특별 회고전 형식으로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올해 망백(望百)의 해로 평생을 통해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해온 서 화백의 경륜을 기리는 `축복의 전시회`다.
전시장에는 서 화백의 주된 작업 테마였던 `나무` 시리즈와 더불어 지역 미술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초기 작품과 미공개 작품 등 47여 점이 나온다.
속속들이 나무에 천착해 온 지 반세기. 서창환 화백은 한결같이 나무를 테마로 즐겨 화폭에 담아내며 나무의 끈질긴 생명력을 경외로운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이를 인간의 신산(辛酸)한 삶에 조명해 왔다.
그것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이기도 한 서 화백에게 있어 나무를 그린다는 의미보다 고독한 구도자의 길을 지향하는 일종의 신앙 고백이기도 했다.
서 화백의 작품 중 간혹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갈색톤의 작품들도 눈에 띄지만 그가 구사해 온 나무는 대부분 보랏빛이 감도는 남색조의 색깔들이다.
언뜻 보면 잎이 떨어지고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그의 나무는 사계절이 다 표현돼 있다.
차가운 남색조 계열의 나무 또한 생명력이 없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채도를 달리해 잎이 무성하고 마치 숲을 이룬 듯한 형상으로 표현돼 있는 것이 특이하다.
우뚝 선 채 무거운 침묵으로 일관하는 나무를 통해 느꼈던 무한한 자유는 그에게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줬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에 표현하고자 열정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도 모른다. 대지 위에 빽빽이 들어선 수림이 각각의 형태와 특색을 나타내며 조화롭게 숲을 조성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하늘로 치솟듯 자라는 모습이 경이로운 신의 섭리로 그의 가슴을 적셨기 때문이다.
한 곳에 뿌리 내리고 착근한 자리를 영원히 지키며 그 뿌리를 뻗어나가는 나무의 생태성, 그리고 울창한 수림의 틈바구니에서 나름대로 살아남기 위해 더 많은 햇볕과 영양분을 섭취하려는 생존경쟁에서 어쩌면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보았을 것이다. 그래서 서 화백에게 있어 인간의 삶이 곧 나무로 형상화됐던 것이다.
1923년 함경남도 흥남 출생으로 교육자이자 화가로 평생을 그림과 함께 살아온 서 화백은 1940년대 일본(일본대학) 유학을 통해 신문화였던 서양화를 체계적으로 습득하고 해방 후 월남해 1946년 경북 영주에서 교사의 길로 접어들었다.
1948년 포항에서의 교사생활 이후 1959년 경북중학교로 부임하면서 대구와의 평생 인연을 맺었다. 대구시 미술대전과 경상북도 미술대전의 심사위원·위원장 역할을 통해 미술 인구 저변확대와 후진 양성에도 힘써 지역 미술계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훈했으며 한국가톨릭미술상을 수상했다.
문의 (053)668-1566.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