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범지대로 전락한 송도 솔밭
최근 주변이 개발되면서 차츰 유동인구가 늘고 있지만 이곳에서는 대낮에 술판과 도박판이 벌어지는가 하면 노인 성매매 괴소문(?)까지 떠돌면서 옛 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
특설무대 인근 파라솔 노점서 술 판매
도박·고성방가로 주민 운동하기도 겁나
지난 17일 오후 1시 포항시 남구 송도동 송도 솔밭 특설무대 인근. 무대에서 약 50m 정도 떨어진 곳에 5개의 파라솔이 설치돼 있었다.
상인들은 커피 등 음료를 판매하며 손님이 올 때마다 테이블과 의자를 꺼내 파라솔 주변에 설치했다. 60대로 보이는 할머니들은 맞은편 체육시설 앞 의자에 앉은 할아버지들에게 도로를 사이에 두고 수 차례 커피 배달을 하기도 했다.
대낮인데도 일부 파라솔에는 버젓이 소주와 맥주 등 술까지 판매했다.
한쪽 파라솔 안팎에는 10여명의 노인들이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한 파라솔에서는 60대 노인이 술에 취해 소리를 지르며 한 할머니를 찾아다녀 솔밭에서 운동하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파라솔 인근에서 만난 김모(72) 할아버지는 “인근에 마땅히 놀러 갈 곳이 없어서 종종 이곳을 찾는다”며 “갈 곳 없는 노인네들이 유일하게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위로 받는 곳이 여기다”고 말했다.
이러한 광경으로 운동을 하러 송도솔밭을 찾은 시민들이 피해를 볼 뿐 아니라 마을 이미지를 크게 헤치고 있다.
특히 몇몇 여성들이 술에 취한 노인들에게 접근해 2~3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다는 소문까지 나돌아 일부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김모(72) 할아버지는 “반겨주는 사람도 있고 술과 커피를 마실 수 있어 가끔 온다. 심심할 때면 모여서 화투를 친다”면서 “직접 겪은 것은 아니지만 밤에는 돈을 주고 성매매를 한다는 얘기를 들은 거 같다”고 털어놨다.
인근 대형 아파트에 사는 김모(43·여)씨는 “솔밭에서 운동을 자주 하는데 한낮에도 술에 취한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쉽게 볼 수 있다”며 “노인들의 눈빛이 음흉해 한낮에 운동하는 것도 무섭다”고 했다.
다른 주민 이모(60)씨도 “이 일대에서 술에 취한 노인에게 접근해 커피 한 잔 사달라고 하며 성매매를 한다는 이야기를 포항시내에서 들었다. 몇몇 지인들도 이 소문을 알고 있었다”면서 “아파트 인근 한적한 솔밭에서 성매매가 이뤄진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해당 구청과 경찰은 현장 감시 등 환경정화 활동을 해야 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송도 송림은 지난 1910년 포항시가 해수묘목을 구입, 심기 시작하면서 조성됐으며 1924년 어부보안림으로 지정됐다. 현재 총 32㏊에 송림이 조성된 상태다.
/이혜영기자 ktlovey@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