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덕향만리(德香萬里)

등록일 2012-03-13 21:57 게재일 2012-03-13 18면
스크랩버튼
▲ 김유복 포항항도초교총동창회 명예회장

입춘이 지나고 봄비가 촉촉이 내리더니 개구리가 잠에서 깨어나는 경칩(驚蟄)과 함께 새 봄의 기운이 제법 감돈다.

어둡고 추운 겨울을 지나면 만물이 소생하는 따뜻한 봄날이 찾아 오듯 우리사회에도 훈훈한 감동의 향기가 일고 있어 기분이 좋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시작한 `감사나눔운동`이 지역사회에 번지며 불어오는 훈풍탓 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포항제철소장이 도입한 `감사나눔운동`은 지역과 함께하는 포스코가 상생을 넘어 동반성장을 위한 `사랑받은 기업 만들기`의 일환으로 전개한 사내운동으로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직원들로부터 사랑받는 회사가 되고 직원이 행복을 느끼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감사와 웃음, 선행을 나누며 지식과 지혜를 공유하는 운동이 감사나눔운동의 실체라 한다. `감사나눔`, 얼마나 정답고 감동을 자아내게 하는 말인가.

하루 앞을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한 오늘날 서로에게 감사하고 배려하며 함께 나누자는 운동이야말로 감동적이지 않을 수 없다.

며칠 전 지면에 소개된 바도 있는 `감사나눔운동 사례발표`에서 보듯이 부서 내 동료간 `감사나눔`을 넘어 거대한 제철공장 설비 하나하나에도 감사를 나눔으로써 사람과 기계가 하나 되는 신기원(新紀元)을 이룰 수 있음을 증명해 보이기도 한다.

포스코 패밀리의 `감사나눔운동`이 공장 울타리를 넘어 가정과 지역사회로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음은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감사나눔운동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보이던 포항시장께서도 `행복나눔운동`을 열정적으로 전파하는 포스코ICT 허남석 사장을 초청해 시청공직자들에게 특강을 듣도록 하는 등 발 빠른 동행소식이 지역사회에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좋은 일은 늦출 이유가 없다. 요즘처럼 각박하고 어려운 현실 속에서 서로를 감사히 여기고 배려하며 산다는 게 그리 쉬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감사나눔운동`의 단초(端初)가 되었다는 손 욱 교수(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초빙교수)의 `행복나눔1·2·5운동`, 한 주에 한 가지 이상 선행을 하고, 한 달에 좋은 책 두 권 이상을 읽고, 하루에 다섯 가지 이상 감사를 나누는 운동이야 말로 진정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기초가 아닐까.

얼마 전 지면을 통해 알려진 `염소할머니`의 선행이 주는 감동 또한 우리사회를 뭉클하게 한다. 또한 요즘 신문, 방송을 뜨겁게 달군 `탈북자 북송반대운동`에 앞장 선 연예인들의 모습에 감사하며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일에 묵묵히 나서는 수많은 기부천사들의 나눔에 감사할 줄 아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또 하나, 나눔의 실천으로 변모해가는 현장이 있다.

포스코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동반성장을 위해 포항철강공단을 대한민국 제조현장 혁신허브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포스코의 성공적인 현장중심 혁신 QSS활동을 전파하여 원가절감과 생산력 제고 등 실질적인 이익환원으로 실천하고 있음은 `감사나눔`의 또 다른 모습이다. 동반 성장으로 지역 경제가 더욱 발전되면 지역민의 삶 또한 윤택해 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포항시장과 포항제철소장이 앞장서는 `감사나눔운동`이 더욱 확산되어 우리 지역사회가 화합하고 밝아지는 모습이 정말 보고 싶어진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실천, 가진 자의 베품이 더욱 절실한 오늘날에 `감사나눔운동`의 향기가 온 세상에 퍼져 밝은 세상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 운동이 범시민운동으로 승화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커다란 사회문제화로 다가선 학교폭력 문제에도 산업현장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좋은 운동이 교육 현장까지 확산되어 올바른 정신문화 정착에 기여 하였으면 좋겠다. `덕향만리(德香萬里)`, 옛 선비들의 말처럼 덕(德)의 향기는 만리를 가고도 남듯 감사나눔의 덕향(德香)이 오롯이 묻어나는 행복의 도시, 포항에 취하고 싶다.

권오신칼럼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