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4월14일 대구 리안갤러리서 한국화가 김호득展
한국화단의 중진 한국화가 김호득(61·사진) 영남대 교수의 전시회가 열린다.
오는 14일부터 내달 14일까지 대구 리안갤러리에서 열리는 `한국화가 김호득 전`에서는 먹을 사용, 독특한 추상한국화를 선보여온 김 교수의 근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저항정신의 작가` `동양화단의 이단아` 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이 김 교수는 수묵과 필에 의한 실험을 통해 이 시대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현대적인 한국화의 경지를 개척해온 작가.
왕성하고 거침없는 도전적 자세로 독자적인 회화세계를 개척한 그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실험의 궁극은 전통의 파기나 일탈이 아니라 오히려 멀어지고 잊혀진 전통과 우리 회화로의 복귀, 나아가 전통에 입각한 현대한국화에 대한 추구”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모두 20점이 출품된다. 화력 44년을 맞는 그의 예술세계를 펼쳐내는 이 자리에는 먹의 장중함과 활달한 필치, 여백의 미를 느낄 수 있는 근작을 중심으로 설치와 회화 작품들이 나온다.
수묵의 필치와 발묵, 파묵, 선염 등의 전통적 묵법을 대범하고 독창적으로 구사해 현대적 표상으로 자신의 시각언어를 완성하고 있는 김 교수의 화면은 사념과 의식을 담고 있는 동양의 정신성과 상통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단순히 먹과 여백으로 구성된 작가의 모노크롬 화면은 표면의 진동과 빛의 파장이 서로 조화하고 충돌하며 화면위로 색의 층위를 쌓아가고 극도의 단순함으로 압축된 형상은 동양의 정신성보다 오히려 서양의 미니멀리즘을 기억하게 한다. 근작에 이르러 지향되고 있는 표현의 자율성은 정제된 형식과 더불어 회화적 구조를 더욱 단단하게 엮으며 추상의 풍경으로 다시 살아나는 김호득의 화면은 관객들에게 새로훈 회화형식의 실험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물성이 서로 다른 재료인 한지와 캔버스, 먹과 아크릴의 사용은 이로써 극대화된 감각의 대비를 보여준다.
수많은 점들 가운데 언뜻언뜻 드러나는 여백은 표류하는 시대에 한번쯤 자신을 되돌아보게하고, 온통 검게 칠한 배경에 하얀 점을 살짝 올려놓은 작품은 암흑 가운데 명상의 시간을 갖게한다. 기둥처럼 아래로 죽 그은 작품이 큼직한 울림으로 다가온다.
서울대 회화과를 거쳐 서울대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김 교수는 2008년 금복문화상, 2004년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문의 (053)424-2203.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