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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찰 나사 풀렸나

이혜영기자
등록일 2012-02-28 22:03 게재일 2012-02-28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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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 피의자 수갑찬 채 도망… 3일만에 검거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20대 피의자가 수갑을 찬 채 도망쳤다 3일 만에 검거됐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경찰의 해이해진 근무기강이 도마 위에 올랐다.

27일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10시께 인터넷 쇼핑 사기혐의로 경찰에 붙잡힌 A씨(28)가 사이버팀에서 조사를 받다 달아났다.

당시 수갑이 채워져 있었지만 헐거운 상태였던 A씨는 담당 형사가 잠시 소홀한 틈을 타 한 손에만 수갑을 차고 유유히 경찰서를 도망쳤다.

경찰은 뒤늦게 도주 사실을 알고 검거에 나섰지만 사라진 A씨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결국 3일 뒤인 26일 북구 상원동의 한 가정집에서 숨어 있던 A씨를 붙잡았다.

북부서의 한 관계자는 “A씨는 각기 다른 7가지 혐의로 수배된 상태여서 검거가 어려웠는데 붙잡아 내부적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그런데 조사받다 도주해 다시 검거했지만 지금은 침울한 분위기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간부는 “담당 형사가 중요한 범인 검거로 일시 긴장이 풀렸던 모양 ”이라며 “죄질이 나쁜 A씨를 다시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담당 형사의 근무태도 등을 감안해 징계 수위와 대상의 범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씨가 조사를 받아 한 손에 채워진 수갑을 스스로 빼고 도망까지 친 사실이 알려지자 근무기강 해이를 지탄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회사원 김모(27·여)씨는 “요즘 경찰서는 피의자 도주를 막기 위해 출입문마다 전자 도어락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했으면 피의자 도주라는 사건이 발생하느냐. 경찰의 근무 정신이 나태한 상황에서 어떻게 안심하고 포항시내를 다니겠느냐”고 강하게 비난했다.

시민 황모(54)씨도 “힘들게 범인을 잡았다고 해도 범인이 도망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공과 사는 엄격해야 한다”며 “책임자에 대한 문책은 확실하게 이뤄져야 두 번 다시 피의자 도주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북부경찰서는 경북지방경찰청 지침을 기다리고 있으며 조만간 청문감사실에서 감찰을 실시한 뒤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와 대상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이혜영기자 ktlove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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