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고시 합격 김윤권씨“실버의료전문의 되고파”
7살 딸과 6살 아들을 둔 가장이기도 한 그는 최근 발표된 제76회 의사국가고시에서 최종 합격통보를 받았다.
인생역전의 드라마를 쓴 것이다.
1982년 청운의 꿈을 안고 영남대 의과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생활은 절대 순탄하지 않았다.
평생을 의사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답답함을 느끼고 다른 삶을 고민하다 공부를 소홀히해 24번의 등록을 기록하며 1996년 2월에 졸업은 했지만, 의사국가시험을 포기했다.
이유는 단 하나, 다른 삶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휴대폰대리점 등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부도를 맞았고 2004년에는 채무불이행으로 신용불량자가 됐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을 유지하다 결국 2008년 개인파산을 신청하기까지 이르고 모친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됐다.
2009년 가을, 마침내 한의사였던 할아버지의 바람처럼 의사의 길을 걷기로 마음을 굳히고 의사국가시험을 보기로 했다.
1년 동안 영남대 의과대학 도서관에서 공부에 매달렸고 2010년 제75회 의사국가시험에서 필기시험에 합격했지만 달라진 의사국가시험 제도 때문에 실기시험에 응시하고자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했다.
지난해 8월에는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인 심근경색 수술을 받기도 했지만 굳은 의지로 실기시험에 합격, 의사면허를 받게 된 것이다.
선배의 추천으로 조만간 지역의 한 요양병원으로 출근하게 된 김 씨는 요양이나 실버의료 분야 전문의가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됐다.
“이 나이 먹도록 가족부양도 제대로 못 하고 산 것이 정말 부끄럽지만, 요즘처럼 팍팍한 세상에서 좌절하고 움츠러든 젊은이들에게 제 이야기가 한 가닥의 희망이라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습니다”라며 “간절히 원하고, 절박하게 매달리면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어 기쁘다”고 밝힌 김윤권 씨는 “그동안 대학에서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준 것을 비롯해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살았으니 이제 갚으면서 살아야죠”라며 활짝 웃었다. /심한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