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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미래가 있는 도시다

이경우 기자
등록일 2012-01-16 23:26 게재일 2012-01-1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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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우편집국장
신호등이 유달리 많다. 아마 내가 보행자가 되어서일 것이다. 포항시내 육거리에서 포은도서관까지 가는 얼마 되지 않는 거리에서 마주친 몇 곳의 신호등, 참으로 길고 지루했다. 어떤 차들은 아예 신호를 무시했다. 질세라 보행자들도 신호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길을 건너기도 무서웠다. 아마 운전자들도 긴장해야 할 것이다. 아무 곳에서나 행인들이 튀어나오니까.

이런 것을 두고 역동적이라 할 수 있을까. 어쨌든 포항은 활기차고 다이나믹한 도시다. 바다가 있고 항구가 있고 또 가능성이 있는 도시다. 지지부진하던 620만㎡ 규모의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가 보상에 들어갔고 동빈내항을 종합 해양복합공원으로 조성하는 사업도 시작됐다.

포항에서 처음 근무하게 됐다는 장호강 포항세무서장은 “포항이 이렇게 큰 도시인 줄 몰랐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가능성도 무한한 것 같아 어쩐지 포항에 오기를 잘 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냥 인사치레로 하는 말이 아니었다. 도시를 둘러싸고 있는 도로들이 사통팔달 뻥 뚫린데다 포항을 중심으로 동해안을 연결하는 도로망도 잘 정비돼 대구와 서울 부산 등 외지에서 동해로 나가는 관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여기에다 KTX의 직결선이 연결되고 포항과 이어지는 철도망도 모두 예산을 확보, 기반을 닦아가고 있는 것이다.

어느 도시건 그럴듯한 장기발전 계획이니 미래상이니 하면서 로드맵을 만들고 있지만 포항시의 그것은 구체적이고 실현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고향인 포항에 온 지 2년이 됐다는 이상진 포항해양항만청장은 포항의 미래가 푸른 동해바다처럼 창창하다고 나름 분석했다. 그가 말하는 포항의 발전 가능성은 우선 항구로서 입지조건이 충족됐다는 것이다. 세계의 모든 도시들이 항구를 끼고 발전해 왔음을 지도에서 확인할 수 있다. 포항은 화학공업도시로 포화상태에 있는 울산이나 또 다른 동해안의 도시인 묵호나 동해보다는 현 위상에서나 성장 가능성에서 분명한 차별성을 보인다고 했다. 하긴 하루가 다르게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는 영일만항의 물동량 증가만 보더라도 포항의 성장을 가늠할 수 있다.

포항 토박이라는 철강공단의 한 간부는 포항을 운이 좋은 도시라고 했다. 듣고보니 그랬다. 집권 마지막이기도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답게 그 정치적 영향력도 포항의 발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야당에서 예산 편성때마다 발목을 잡지만 상대적으로 외면받고 홀대받았던 동해권이 적어도 앞으로 4 ~5년은 발전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추진할 수 있게 된 셈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포항을 환동해권 경제허브로 구축하겠다는 박승호 포항시장의 신년 구상은 설득력이 있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지의 항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 문화와 산업 교류의 중심에 포항을 두겠다는 구상은 포항의 잠재력과 미래를 내다본 결론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대구가 포항을 외항으로 활용하는 것도 두 도시의 상생발전을 위한 한 방안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대구에서 포항이 100km가 되지 않는다. 그만큼 포항은 성장 가능성을 갖고 하나씩 현실화시켜가고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인구 53만 명의 포항시는 교육과 문화, 복지 등에서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포항이 가능성을 실현시켜 나갈 수 있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도와주고 지역 전체를 아우르는 조정자 역할을 하는 어른이 필요하다. 필요에 따라 외풍도 막아주고 때로는 방패막이도 돼 주는 지역의 안정화 세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정치가 맡는 것이 보통이지만 지금 정치권이 바로 이해 당사자가 되고 있다. 이건 언론의 몫이 되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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