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가통계국은 작년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작년 동월 대비로 4.1%를 기록, 상승폭이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고 1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작년 평균 CPI 상승률은 5.4%를 기록, 당국의 목표치인 4% 안팎을 크게 넘어섰다.
그러나 중국의 CPI 상승률은 지난 7월 6.5%로 37개월만에 최고치에 도달한 후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둔화했다.
11월부터는 CPI 상승률이 4% 초반으로 정부의 통제 범위로 들어왔다.
여기다 CPI에 선행하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작년 7월 7.5% 급등한 후 상승세가 크게 둔화, 12월에는 1.7%로 낮아졌다.
이는 향후 CPI 상승률이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도 올해 중국의 CPI 상승률이 2% 안팎까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통화 당국인 인민은행이 작년 이후 지속해온 고강도 통화긴축을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금융위기 후 천문학적으로 풀린 시중 유동성을 회수함과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집값을 잡기 위해 긴축정책을 지속해왔다.
이 결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0년 하반기 이후 둔화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 8% 전후까지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증권시장도 통화긴축의 여파로 상하이종합지수가 작년 22% 급락했다.
현재 분위기로 보면 통화정책의 완화는 시기의 문제로 관측되고 있다.
상당수는 올해 1분기 경기의 경착륙 우려와 향후 CPI 상승률의 지속적인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춘제(春節·설)를 전후해 은행 지급준비율이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작년 평균 CPI 상승률이 5.4%로 여전히 높고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대외불확실성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어 다음달 이후에나 지준율 인하 등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실제 중국 정부도 통화완화를 놓고 고심하는 모습이 뚜렷하다.
인민은행 관계자들은 통화정책 보고서와 포럼 등을 통해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주변 상황에 따라 선제적으로 조금씩 통화정책을 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상하이지수도 이날 CPI가 발표된 후 0.8%가량 수직 상승했다 다시 상승폭이 둔화하는 등 복잡한 투자심리를 나타내고 있다.
씨티그룹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의 12월 CPI 상승률이 예상치에 부합했다면서 중국의 관심사는 이제 인플레이션보다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쪽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어 춘제 전에 지준율 인하가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스탠다드차타드(SC)는 중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지만 기대만큼 크게 낮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인민은행이 시급하게 통화정책을 완화해야할 필요성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SC는 그러나 인민은행이 올해 4~5차례 지준율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