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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는 한나라당의 장애물인가?

이경우 기자
등록일 2012-01-11 23:32 게재일 2012-01-1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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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종흠 시사칼럼니스트
박정희 대통령시대 이후 김대중 대통령까지 오랜 기간 정치권은 선거 때만 되면 직간접적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전략으로 선거전을 치르는 것이 상습적 행태였다. 뜻있는 국민은 나라가 남북으로 분단된 것만 해도 피를 토할 노릇인데 동서분단까지 획책하는 것은 망국적 처사라고 분개했다. 그러나 지역감정 문제는 이른바 3김()시대의 종말과 함께 흐지부지되는 상황을 맞게 됐다. 물론 특정지역이 특정 정치권을 선호하는 경향은 아직 남아있지만 강력한 지역패권을 행사하는 정치인의 후속적 출연이 없기 때문에 일단 정치권의 지역감정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 지지가 추락하고 있는 한나라당에서 당의 쇄신과 관련, `TK 물갈이 시발론`이 불거지면서 같은 정파내의 지역성 문제가 등장하는 바람에 대구·경북 지역민들은 매우 당혹스럽다. 특히 대구·경북권의 유권자들은 자신들이 뽑은 국회의원들이 정말 일부 여론처럼 막대기만 꼽아도 당선된다는 그 `막대기`같이 무능하거나 부패한 인물을 뽑았다는 것인지 되씹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이 그렇다면 TK지역 유권자들은 `막대기`를 뽑은 바보스러움에 대해 수치를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지역민에게는 매우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18대 국회를 두고 따져본다면 극히 일부 국회의원이 부정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 외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무능하냐는 질문에는 밀양신공항과 과학벨트 등의 대형사업을 실현시키지 못한 것을 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고 부정할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박근혜 의원의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될까봐 이 문제로 MB에 대한 날선 공격을 자제한 측면도 있었다. 물론 그것이 변명이 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지역민들의 비판을 받게 될 요인일 뿐이다. 지역공약 무산의 문제가 한나라당 전체의 입장에서 TK물갈이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이제는 야당에서 TK를 공격하던 수법이 여당내로 전이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이상돈 위원이 당의 인적 쇄신을 위해 그동안 당정을 이끌어온 지도부의 용퇴론과 함께 TK공천 물갈이 시발론을 주장한 것은 여권내의 지역성 촉발의 결정적 계기였다. 우선 이 위원의 회견내용을 들어보자. “대구 경북지역은 한나라당 전체의 이미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TK이미지가 투영되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범국민당이 돼야 하는데 이번에 인적 쇄신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쪽에서 거기만 믿고 저렇게 변화를 거부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 TK지역당으로 인식받으면 다른 지역에서 버림받을 거다. 결국 총선이나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수도권이 한나라당을 안 뽑는다” 이 말은 일견 그럴 듯하다. 역사적으로 한나라당의 최대 지분이 TK에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은 TK색체와 동일시 되기 쉽다. 명실공히 전국정당으로 자리매김되고, 수도권의 지지를 받으려면 TK이미지를 희석시켜야한다는 것도 틀린 논리가 아니다.

그러나 이 논리를 뒤집어보면 마치 한나라당의 잘못된 이미지는 TK에 있고 잘못을 고치자면 TK는 계속 자숙해야 하고 수도권 한나라당이 나서야 한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수도권 한나라당의 지지가 결정적 요인이 되어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고 당선된 MB정부의 실패는 누구의 책임인가. 당연히 수도권 한나라당 정치권이 책임질 일 아닌가. 지금 TK지역 국회의원 중 상당수는 당시 MB측 공천학살로 자력적 당선 인물인데 이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지난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4선의 이해봉의원이 차기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이같은 논리의 희생양이 아닌가. 이 위원 주장대로라면 한나라당은 정의가 없는 정당이 된다. 이는 한나라당의 수도권 패권 영속화를 위해 TK의 희생을 강요하는 수도권 논리에 불과하다. 잘못한 TK정치인은 개별적으로 골라내면 될 것이지 왜 전체TK가 문제가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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