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릴 등지고 산을 향하여 앉은 뜻은
사람은 맨날 변해 쌓지만
태고로부터 푸르러 온 산이 아니냐
(···)
미역취 한 이파리 상긋한 산 내음새
산에서도 오히려 산을 그리며
꿈 같은 산 정기(精氣)를 그리며 산다
서구의 사조에 전혀 물들지 않은 순수한 동양적, 탈속적인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시이다. 유한한 인간사의 한계성과 자연의 영원성을 대조시키면서 소박한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반세속적인 반문명적인 작품이다. 평생을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무욕의 삶을 살아가려는 신념과 의지를 느낄 수 있어 물질만능의 우리 시대를 향해 던지는 이 시 한편은 많은 것을 느끼게 만든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