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하는 53만 시민 모두의 가슴 속에도 필자와 마찬가지로 가족의 건강과 자신의 성공, 포항과 대한민국의 번영을 꿈꾸는 희망으로 가득 차 있으리라. 포항시민 여러분의 꿈과 희망을 잘 알기에 포항시의회를 이끌어가는 한사람으로서 끝 모를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새해 아침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올해는 흑룡의 해다. 10개의 천간 중에 임(壬)과 계(癸)는 검은 색을 뜻하고 12지신 중에 진(辰)은 용을 의미하니, 임진(壬辰)년은 60년을 주기로 한번씩 찾아오는 흑룡의 해인 것이다. 그렇다면 동양의 전통문화에서 흑룡은 어떤 존재일까? 사실 흑룡은 천하의 중심을 의미하는 황룡(천간 중에 무(戊)는 황색을 의미하니 무진(戊辰)년은 황룡의 해이다)에 대항하는 역(逆)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무(武)를 주관하는 천하대장군`을 뜻하는 백룡도 당해내지 못할 정도로 용중에서도 가장 사납고 기운이 강성한 폭룡이라고 한다. 그러나, 흑룡이 이런 나쁜 의미만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든 색의 합인 검은 색의 흑룡은 다른 모든 것들과의 `통합`이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흑룡의 강한 기운은 난관을 극복하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강직함과 고귀함을 뜻하기도 한다.
주역을 보면 천지비(天地否)와 지천태(地天泰)라는 괘가 있다. 천지비는 하늘이 위에 땅이 아래에 놓여있는 형상이요, 지천태는 땅이 하늘의 위에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얼핏 상식적으로 보면 하늘과 땅이 각기 제자리를 찾고 있는 천지비가 좋은 괘로 보이지만 주역의 설명은 그렇지 않다. 천지비는 모든 게 제자리를 차지하고 움직임과 소통이 없는 꽉 막힌 형상이다. 즉, 당장은 좋아보일지라도 결국 그 운이 쇄하고 만다는 것이다. 반면에 지천태는 땅과 하늘이 뒤바뀐 불안한 상황이지만 하늘은 위로 오르려하고 땅은 내려가려하며 서로 변화하고 소통한다. 막힌 것이 뚫리고 변화가 새로움을 불러오니 당장은 불안해 보일지라도 기운이 번창하고 모든 것이 발전하는 모양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흑룡의 해도 바로 지천태의 해가 아닐까? 유럽발 세계 경제위기로 철강산업은 위축되고 지역경제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으며, 김정일 사후 한반도의 정세는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총선과 대선,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큰 선거가 연달아 두 번이나 있으니 얼핏 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상황이 어려워만 보인다. 그러나 강직하고 고귀하며 하나로 화합하는 흑룡의 기운으로 53만 시민 모두가 존중과 소통의 이름으로 하나 되어 노력한다면 이런 위기는 곧 기회로 치환될 것이다.
성공은 안정과 자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위기에 대한 도전, 역경의 극복, 변화에 대한 희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2012년 우리에게 주어진 위기는 낙담하고 포기한다면 절망이란 결과로 돌아올 것이지만 도전과 용기, 나눔과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맞선다면 번영과 행복이란 결과로 나타날 것이다.
포스코의 성공신화를 만들고 대한민국의 근대화를 이룩한 포항시민들에게 2012년 흑룡의 해는 비룡승운(飛龍乘雲)의 기회, 그것과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