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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성가곡과 스릴러 소설의 절묘한 만남

윤희정기자
등록일 2011-12-28 20:19 게재일 2011-12-28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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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레레` 문학동네 펴냄,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이세욱 번역, 388쪽, 1만3천원

`미세레레`(문학동네)는 프랑스 서스펜스 스릴러 소설의 `황제`로 불리는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50)의 일곱번째 장편소설이다.

`검은 선`이후 3년 만에 국내에 소개되는 이 소설은 의문의 살인사건에서 출발해 음악과 종교, 건축 등 다양한 소재를 넘나들며 서구의 과거 어두운 역사로 뻗어나간다. 그랑제 소설의 특징인 저널리즘은 더욱 치열해졌으며, 현미경을 통해 들여다본 듯한 생생한 묘사가 작품 곳곳에 배치돼 있다.

`미세레레`는 프랑스에서 출간되자마자 아마존 프랑스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했고 한 달 동안에만 28만 부가 판매됐다. 제목 `미세레레`가 그레고리오 알레그리의 성가곡`미세레레`(`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의미의 라틴어)에서 비롯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랑제는 스릴러 소설 속에 클래식 음악을 절묘하게 녹여냈다.

소설은 그랑제가`시네 라이브`라는 프랑스의 한 영화 잡지사의 청탁을 받고 쓴 시놉시스에서 출발했다. 유명 작가들이 좋아하는 영화 한 편을 골라 속편의 시놉시스를 써보는 기획을 위해 그랑제는`마라톤 맨`의 속편을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완성된 원고를 잡지사 외에 그의 책을 출간하는 알뱅 미셸 출판사의 사장에게도 전달했다. 그런데 원고를 읽은 사장은 이런 대단한 구상은 반드시 소설로 만들어져야 한다며 책으로 출판할 것을 강력히 제안했다.

이 시놉시스를 기반으로 7백여 쪽 분량의 소설로 탄생한`미세레레`는`범죄 소설`로 유명한 이탈리아 국민 배우이자 영화감독 미켈레 플라치도에 의해 영화화될 예정이다.

천사의 음성으로 착각할 만큼 맑은 목소리가 부르는 신비한 성악곡`미세레레`는 소설 내내 극악무도한 연쇄 살인사건의 중심에 등장한다. `다이아몬드의 순수성`을 지닌 이 목소리들이 악의 근원을 향한 결정적 키워드이자 범죄의 핵심인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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