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층탑이네
좁은 시장 골목길을
배달 나가는 김씨 아줌마 머리에 얹혀
쟁반이 탑을 이루었네
아슬아슬 무너질 듯
양은 쟁반 옥개석 아래
사리합 같은 스테인리스 그릇엔
하얀 밥알이 사리로 담겨서
저 아닌 석가탑이겠는가
다보탑이겠는가
한 층씩 헐어서 밥을 먹으면
밥 먹은 시장 사람들 부처만 같아서
싸는 똥도 향그런
탑만 같네
쟁반탑,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최선을 다해 시간 맞춰 우리에게 밥을 배달해주는 땀 흘리는 그들을 볼 때마다 종교가 따로 없다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 탑 받아먹는 사람들 어찌 부처 같지 않단 말인가.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