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지느러미를 달고
바다로 돌아간 청어 한 마리처럼
어제 띄운 화해의 긴 편지
그대가 사는 번지를 잘 찾아갔는지
어쩌면 나에게
말의 가시가 더 많았는지
가시를 감추어 둔 나의 말이
그대 목구멍에 상처를 남겼는지
다시 청어를 구우며
서툴게 발음해보는 용서와 화해
내 말 속에 가시를 걷어내고
그대 가시 속에 숨은 말을 찾아
싱싱한 소금을 뿌린다
밥상에 올라온 청어 한 마리에게 보내는 편지. 용서와 화해의 편지이다. 청어는 유별나게 가시가 많은 고기이다. 우리도 어쩌면 엄청나게 많은 가시를 가득 품고 살아가고 있는지 모른다. 그 가시 때문에 더 생명적이기도 하지만, 그 가시 때문에 까다롭고 평화롭지도 화해롭지도 못한 것은 아닐까.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