묶여 있으므로 훨훨 날 수 있으며
줄도 손길도 없으면
한낱 종잇장에 불과하리
눈물이 있으니 사랑이다
사랑하니까 아픈 것이며
내가 있으니 네가 있는 것이다
날아라 훨훨
외로운 들길 , 너는 이 길로 나는 저 길로
멀리 날아 그리움에 지쳐
다시 한번
쓰러질 때까지
깃발이나 연 같이 창공에서 펄럭이고 나는 것들의 공통점은 무한히 날아가고 싶으나 그렇지 못한 아픔을 근원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깃대에 혹은 인간의 손에 잡혀있어 공중을 훨훨 날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도식적이고 기계적인 인간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인의 욕구가 나타난 시이다. 끈에 묶여있지만 훨훨 창공을 날아가고 싶은 해방을 갈구하는 시인정신이 비처져 있다. 그 자유에 대한 갈구가 아프고 시린 것은 조리와 질서에 묶여 있다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