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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바람이

손경호(수필가)
등록일 2011-11-03 19:25 게재일 2011-11-0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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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2006년 10월 평양에 갔을 때 보통강호텔에 하룻밤을 잤다. 그날 호텔 어른거리는 화면은 우리나라 드라마 `대장금`이었다. 자막은 일본어였지만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인 것 같았다. 어느 신문의 기사에 탈북자가 증언한 한류 경쟁력편에 북한 주민들도 한국의 드라마에 흠뻑 빠져있다고 한다. 요즘 북한에서는 TV드라마 `가을동화`가 인기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 방영된 최고 시청률 45%를 기록한 것이 한류스타로 떠오른 계기를 만든 작품이다. 이러한 한류가 중국을 거쳐 북한 정부의 통제망을 뚫고 주민들 속으로 파고든 것이라 한다. 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북한의 젊은이들에게는 변화의 조짐이 엄청나다고 한다. 한류(韓流)는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유행되는 양상들이 흘러들어가 즐기고 있는 상황을 가리킨다. 이미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수많은 나라들이 한국의 드라마를 비롯해 유명한 연예인·가수들의 진출도 상당하지만 특히 좋아하는 탤런트와 노래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 북한에서는 중국에서 들여온 CD를 친구들과 번갈아 보면서 소녀들이 한국 배우의 머리 모양을 부러워 한다는 것이다. “머리 모양만 봐도 가을동화를 보는 지를 안다”고 한다. 시대적 흐름인 유행은 어린이·어른 할 것 없이 막을 수 없다. 사회주의 머리(짧은 헤어스타일)랑 다른 티가 난다며 너도, 나도라고 한다. 이러한 한류풍이 서서히 시대적 변화를 일으키면 통일의 날도 가까워옴을 짐작할 수가 있다. 고위간부들도 숨어서 남한의 드라마를 본다는 사실이다. 체제는 천천히 무너지는 것이다. 그런 풍류속에서 그들과의 생활의 차이를 느끼고 자유가 얼마나 그리운지 알고 있는 실정이다. 시기에 맞춰 “북한주민의 변화를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말과 일치한다.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 없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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