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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중국언어문화학부 최환 교수

심한식기자
등록일 2011-10-24 20:40 게재일 2011-10-24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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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투자업체에 편지 보내고, 동문에 추천하고

제자사랑 취업으로 결실 맺다

【경산】 영남대 중국언어문화학부 최환(55·사진) 교수. 올 초 학부 취업담당교수를 맡은 직후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한 제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거는 일이었다.

각자의 사정과 원하는 일자리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해서 파악한 내용은 학부 교수들에게 건네졌고, 제자들 취업 추천이나 주선 시 적극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어느 날 토론수업에서 한 학생이 던진 말이 아직도 제 뇌리에서 지워지질 않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학생들 취업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십니까?`라는 질문에 선뜻 답변이 나오질 않아 당황했었죠. 그런데 올해 초부터 학부의 취업전담교수 역할을 맡게 됐지 뭡니까. 그래서 다짐했죠. 고생하는 제자들을 위해 작은 관심을 기울이는 것부터 솔선수범 해보자고”

지역 내 중국투자업체들을 파악해서는 직접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중국언어문화학부의 우수성을 소개하고 제자들의 취업을 부탁하는 간곡한 마음으로 직접 서신을 보낸 곳은 총 178개 기업. LG마이크론, 포스코, 도레이새한, 퓨어텍, 귀뚜라미 보일러, (주)푸드웰 등 대구·경북지역에서 중국에 1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한 업체 152곳과 학부 졸업생들이 대표 또는 임원으로 있는 26곳이다.

그리고 중국에 진출한 동문들에게도 전화를 걸어 현지취업을 원하는 제자들을 위해 일자리를 알아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 결과 몇몇 기업체 임원들은 “우리 회사에 관심을 보여주고 훌륭한 인재를 소개해줘서 감사한다”는 답신을 직접 보내왔고 마침내 5명의 제자가 원하는 일자리를 얻었다.

졸업생들의 취업상황은 온라인을 통해 학부 교수 전체에게 수시로 보고됐다. 제자 취업에 발 벗고 나선 학부 교수들이 다 함께 기쁨을 나누고 서로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아울러 취업지도 노하우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여름방학에는 新HSK(중국 한어 수평고시), BCT(Business Chinese Test) 등 5개 중국어강좌를 무료로 개설했다. 그리고 직접 무보수 특강에 나섰다. 취업과 직결될 수 있는 자격증 특강인지라 학부 재학생 606명의 절반이 넘는 331명이나 수강했다.

특강을 들었던 중국언어문화학부 3학년 김효언(24)씨는 “학기 중 바빠서 미뤄뒀던 중국어 자격증시험 공부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특강을 들었어요. 학원비도 아끼고, 2학기 수업 준비까지 미리 할 수 있어서 일거양득이었고, 학원수업보다 훨씬 큰 도움이 됐죠. 특히 우리를 생각하는 교수님의 열정이 그대로 전해져 더 열심히 하게 됐답니다”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번 학기에 최 교수는 중국 주재동문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할 생각이다.

이미 40명의 동문을 확보해 둔 상태다. 또한, 대학 4년 동안 학생 1명을 교수 1명이 전담해서 지도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노력도 기울일 방침이다.

평소 수업시간에 인생이야기를 많이 해주기로 유명한 최 교수. 인문학적 관점에서 인성과 됨됨이를 중시하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늘 강조하고 있다.

“인성이 바탕이 돼야 사회에 나가서도 인정받고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교육은 학원교육과 달라야 합니다”라고 강조한 그는 “취업담당교수를 하면서 학생들이 교수의 진솔한 관심에 정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고, 사제의 정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행복해하는 제자들을 보니 제가 더 행복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며 활짝 웃었다.

/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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