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잎이 간지럽다고 흔들어대면
궁글궁글 투명한 리듬을 빚어내는 물방울의 둥근 표정
토란잎이 잠자면 그 배꼽 위에
하늘 빛깔로 함께 자고선
토란잎이 물방울을 털어내기도 전에
먼저 알고 흔적 없어지는 그 자취를
그 마음을 사랑이라 부르면 안 되나
빗방울 맺힌 토란잎을 바라보는 시인의 눈이 맑고 따스하다. 궁글궁글 노닐다가 햇빛에 사라지고 마는 이슬, 그 투명한 모습 속에서 시인은 사랑의 묘함을 느끼고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픔 당하고 상처받는 우리들, 한 번 쯤은 토란잎에 구르는 이슬을 들여다 볼 일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