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절,
새벽 한 때만 살고
얼자란 파들 사이로 푸르게
짙푸르게 사라지고
사라지고만 싶었습니다
흙 한 줌
돌멩이 몇 개
잡초 한 이랑쯤 적시고
그 흔적
미련없는 생이고 싶었습니다
만, 문자에 목을 매단
나는 지금 누구의 아들입니까
갓 되돌아온 연어 한 마리 회를 떠놓고…
안개의 아들처럼 얼자란 파란 파 몇 포기 적시고, 흙 한 줌, 돌멩이 몇 개, 잡초 몇 이랑 적시고 흔적없이 스러져 버리는 안개처럼 살다가고 싶다고 토로하는 무욕의 마음이 감동을 주는 시이다. 더 가지려는 욕망으로 분탕스런 한 생을 살다가는 우리를 향해 뭔가를 휘익 던져주는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