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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3...백 인 덕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10-19 20:25 게재일 2011-10-1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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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의 아들이 되어

한 시절,

새벽 한 때만 살고

얼자란 파들 사이로 푸르게

짙푸르게 사라지고

사라지고만 싶었습니다

흙 한 줌

돌멩이 몇 개

잡초 한 이랑쯤 적시고

그 흔적

미련없는 생이고 싶었습니다

만, 문자에 목을 매단

나는 지금 누구의 아들입니까

갓 되돌아온 연어 한 마리 회를 떠놓고…

안개의 아들처럼 얼자란 파란 파 몇 포기 적시고, 흙 한 줌, 돌멩이 몇 개, 잡초 몇 이랑 적시고 흔적없이 스러져 버리는 안개처럼 살다가고 싶다고 토로하는 무욕의 마음이 감동을 주는 시이다. 더 가지려는 욕망으로 분탕스런 한 생을 살다가는 우리를 향해 뭔가를 휘익 던져주는 아침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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