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랗게 빛나는 완두콩 여섯 개
곰실곰실 누워 있다가
콩깍지를 터니, 부스스 깨어나
서로 몸을 부비며 웅크립니다
무심코 콩을 훑다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완두콩마다, 콩깍지에
허연 탯줄을 달고 있었거든요
콩깍지 속에 여섯 알의 완두콩을 본 시인은 오골오골 살부비며 살아가고 있는 가족을 생각한다. 새파랗게 빛나는 생명, 아름답고 생기 넘치는 그 생명감에 흠칫 놀라는 시인은 완두콩 알알이 생육하고 성장해서 다시 한 깍지의 완두콩을 잉태할 것을 생각하면서 다시 사람을 생각한다. 놀라운 시적 발상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