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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정원의 장미...이 흔 복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9-29 20:21 게재일 2011-09-29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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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뚱이에서 내 영혼이 빠져나와 기인 그림자로 서 있는 야트막한 산 아래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나 다름없는 장미정원에서 나는 한 때 온몸이 가시인 연분홍 혹은 붉은 장미였다. 조금은 낯선 세상 밖으로 그것도 눈부신 붉은 혹은 연분홍 장미를 밀어 올리는 순간 내 그림자의 가시는 자라 매섭게 내 온몸을 할퀴고 찔러대고, 나는 어느새 내 몸뚱이보다 더 무거운 그림자를 풀어준다. 잘 가라 오십칠 킬로그램의 영혼이여, 영혼의 꽃이여.

자아가 성장해가는 것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꽃의 그림자인 가시, 가시인 그림자의 질책이 괴로워 그 그림자를 풀어주고 있다. 영혼의 꽃인 장미의 가시. 인간의 그림자를 잘 가라며 풀어주고 성인이 되고, 사회 속으로 들어와 장미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롭게 살아가는 성장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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