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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파라치`도 있나?

김용호기자
등록일 2011-09-27 20:36 게재일 2011-09-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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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곡】 “매일 사업장 입구에 카메라를 들고 지키고 있어 미치겠습니다”

칠곡군 가산면에 있는 한 골재업체는 환경감시원이라는 사람 때문에 몇 달째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석산을 깎아 골재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사업장 특성상 폭약을 이용한 발파작업이 주를 이룬다. 그렇다 보니 환경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몇 달 전 환경감시원이라는 신분을 밝힌 A씨가 현장에 찾아 왔다. 그는 신분증을 보여주며 “당신들이 폭약 발파로 인근 농장에 염소가 죽었으니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해 곤욕을 치렀다”고 털어놨다.

이처럼 칠곡지역을 비롯해 인근 구미 지역 환경관련 업체들이 환경감시원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환경감시원들은 꼬투리를 잡고 협박을 하거나 지역 관공서에 연락해 수시로 관련 공무원들을 현장으로 불러내 괴롭히는 등 환경감시 활동이 도를 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년째 골재를 생산하는 B사 간부 C씨는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 매일 찾아와 감시를 하고 있으니 신경이 쓰여 업무를 제대로 할 수 없다. 꼬투리가 잡히면 터무니없는 요구조건을 제시해 해당 감사원의 집까지 찾아가 선처를 부탁한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대구지방환경청에 따르면 지역 환경보호를 위해 시민 자원봉사자 역할을 하는 환경감시원을 위촉하고 있으며 9월 현재 대구 경북지역에 2천705명의 명예환경감시원이 등록돼 있다고 밝혔다.

대구지방환경청 관계자는 “환경을 걱정하는 일반 시민들이 봉사정신으로 신청서를 접수하면 4시간의 소양교육을 통해 명예 환경감시원 증을 배부하며, 이를 이용한 불법을 막기 위해 신분증에 만기를 3년으로 정해 놓고 다시 갱신하도록 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칠곡군 환경관련 공무원 D씨는 “환경청은 감시원을 뽑을 때 인성이나 자격 등을 철저히 심사해서 이를 이용한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용호기자 kim11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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