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善을 사모하는 사람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9-26 20:29 게재일 2011-09-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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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집을 떠나 낯선 객지로 가는 일을 여행이라 한다. 여행은 떠날 때도 짜릿한 맛이 있지만 준비하는 시간이 더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래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마음이 풍선처럼 뜬다. 사람이 여행을 하는 것은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예견해 보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여행은 사람에게 있어서 정신과 마음, 그리고 생각이 도로 젊어지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여행은 사람에게 관용을 가르치고 인간을 겸허하게 하며 세상에서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입장이 얼마나 하찮은가를 두고두고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어느날 장수프로그램에 목포의 어느 교회의 경로대학생 650여명이 크루즈를 타고 제주도로 1박2일 단체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특이한 것은 홀몸 노인들만 모아 제주도로 봄소풍을 떠나는 어른들의 표정은 밝았고 옷차림도 단정해 행복한 분위기 그대로 였다. 사람이 집을 떠나 낯선 곳으로 자리를 옮긴다는 것은 호기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스타크루즈`의 호화 여객선은 바다 위에 떠있는 호텔이다. 면세점, 샤워장, 휴게실, 세미나실을 갖춘 높이가 7층쯤 되고 길이가 186m나 되는 아파트 같다. 경제사정 때문에 여행을 떠나지 못한 어르신들을 위해 이런 나들이를 마련한 사람은 해운업체 최고 경영자 출신의 이 선박회사 사장님이었다. “선행도 아닌 조그만한 행사가 남들이 모르게 해야 하는데 쑥스럽다고 하면서 여객선을 타고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다도해와 제주도를 보면서 노인분들의 쓰라린 시름을 달랬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12년째 소년소녀 가장, 외국인 근로자 등에게도 여행의 기회를 줘 왔으며 오래전부터 불우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해 온 사장님은 차림새부터 검약하며 겸손한 분이다. 대구출신으로 목포에서 사업을 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모습이 정말 존경스럽다. 지역발전을 위해 불가능한 공약보다 더 감격스럽다. /손경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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