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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저편에 ... 조 용 미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9-23 20:28 게재일 2011-09-23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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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두리 갈대숲이나 연구리의 살구나무 한 그루 노하리의 가지 부러진 노송이 새겨져 있는 내 몸은 티벳 사자의 서처럼 단번에 읽을 수는 없는 책과 같아서 다만 어란, 가학리, 금쇄동 하고 낮게 불러보는 지명들 다 끌어안고 다니며 길을 앓는다

나를 뚫고 지나가는 풍경들이 또 나를 앓고 있는 길 위, 몸에 미열이 인다 어불도 앞 책바위에 와 나는 내 안의 길을 다 쏟아놓는다 풍경들은 나를 잘 읽지 못한다.

시인은 그가 본 유적지와 그 풍경들을 그의 몸에 새긴다. 그리고 그 풍경을 앓는다. 그가 몸속으로 끌어당긴 풍경들은 시인 몸속의 길로 다니며 시인을 아프게 한다. 오래오래 우리들 눈 속에 가슴속에 잊지 못할 풍경들이 남아있는 것처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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