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까이 오지 말라
높게
날카롭게
완강하게 버텨 서 있는 것
아스라한 그 정수리에선
몸을 던질밖에 다른 길이 없는
냉혹함으로
거기 그렇게 고립해 있고나
아아 절벽!
이육사의 `절정`이라는 시에 나오는 `강철로 된 무지개`라는 부분에서 느꼈던 황홀함을 느낄 수 있는 시다. 투철하고 준엄한 존재의 절벽 앞에서 강강하고 단호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왜곡되고 부정한, 더러운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는 꺾이지 않는 시인의 정신이 빛나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