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메주꽃...박 종 현

관리자 기자
등록일 2011-09-15 20:47 게재일 2011-09-15 18면
스크랩버튼
어둠의 먹이를 기억한다

생뚱맞게도 그걸 먹고 자란 어둠이 켜 놓은

캄캄한 내 족보를 읽고 말았다

한 번도 뵙지 못한 증조할머니 산소에 내린 그늘처럼

짙은 어둠 금간 골짜기마다

피어나는 저 꽃

독이 익어 시푸른 약으로 환생하는 밤

내리쬐는 달빛이 하늘에 매달려 있어야 하는 이유를

제 몸 쪼개어 꽃 피워본 사람은 안다

그늘진 기억에서 더 환하게 꽃대 밀어올리는 진실,

핀다.

좀 특별한 소재인 푸른 메주꽃을 이용해 불행했던 가족사를 살짝 보여주고 있다. 미당 서정주의 시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일종의 원죄의식 같은 것이 바탕에 깔려있는데 한(恨)의 정서가 `그늘` 이라는 시어에 내포되어있어 뭔가 서러운 정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시인>

김만수의 열린 시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