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속으로 다지면 꽃도 수수해지는 걸까
줄기와 잎이 저렇게 같은 빛깔이라면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는 묵상이 필요할까
물 밖으로 내민 몸 다시 물속으로 드리워
제 마음속에 흐르는 물욕을 다 비추는
겸손한 몸짓이 꽃의 향기까지 지우네
향기를 가지지 않는 풀. 갈대의 속성을 헤아리면서 시인은 늘 반성하고 기도하는 삶의 진지한 태도, 자신을 속이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기 위해 작은 욕심까지도 다 드러내 보이는 순수함 같은 것을 말하고 있다. 절제와 겸손, 끝없는 자기 성찰, 이런 겸허한 삶의 태도를 푸르게 흔들리는 갈대를 통해 배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