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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어머니3- 신발...권 혁 소

윤희정 기자
등록일 2011-09-02 21:22 게재일 2011-09-0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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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밥이 조금 터진

아들놈의 운동화를 꿰매다 보니

괜스래 눈물이 납니다 어머니는

등잔불 밑에서 그렇게 검정 고무신을

꿰매 주셨지요 요즘도

말표나 진양표 고무신이 있나 몰라도

방학을 얻어서나 겨우 따라나설 수 있었던

봉평장이나 대화장날

그렇게 검정 운동화가 신고 싶어

어머니 치마 끝에 매달리면, 아, 어머니는

시선을 외면하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었지요

새 만화영화 운동화를 조르는 아들놈

어머니 계신 나라는

고무신도 운동화도 다 필요 없는

그런 맨발의 천국이겠지요

맞다. 고무신을 꿰매어 신던 시절이 있었다. 과거의 검정 고무신을 꿰매주시던 어머니의 손길에 닿으면서, 그 지긋지긋하던 가난에 대한 기억이 실타래처럼 이어지고 있다. 사실은 당시 농촌에서는 엄두도 매기 힘들었던 검정 운동화를 신고 싶어 했던 철없던 자신을 떠올리며 가슴아파하던 어머니를 떠올리고 있는 시인의 가슴은 많이 아프다. 이제 자신도 어른이 되어 가슴팍이 갈라지던 당신의 어머니 심정을 알 것 같다는 고백이 감동적이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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