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지난 26일 2010년 서울시 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 단일화에 합의하고 사퇴한 뒤 곽 교육감 측근인 K씨로부터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박 교수를 전격 체포했다. 돈을 대신 받은 박 교수의 동생 역시 함께 검찰에 체포됐다.
검찰 계좌 추적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5천만 원을 포함해 모두 1억3천여 만원이 박 교수 측 계좌에 입금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곽 교육감은 이틀 후인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에 취임한 뒤 박 교수가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두 차례 출마하는 과정에서 많은 빚을 져 경제적으로 궁박하고 자살마저 생각하는 등 경제적 형편과 가정의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들었다”라며 “처지를 외면할 수 없어 선의로 2억원을 지원했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감 당선 이후 저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늘 권력의 감시와 언론의 주시 속에 살아왔는데, 이 상황에서 어떻게 공사분별을 게을리할 것이며 법 위반을 할 수 있겠느냐”라며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표적수사”라고 주장했다.
곽 교육감의 변명은 한마디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의 궤변이다. 아니`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란 식의 몰염치한 책임회피라 해야겠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전후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더구나 곽 교육감은 비리의혹 문제가 있었던 전 교육감과의 차별성과 도덕성을 앞세워 당선된 인물이다. 당선 직후에는 부패, 비리가 기생하는 음습한 밀실교육행정을 청산하겠다며 깨끗한 교육혁명을 다짐했다. 이런 상황에서 곽 교육감이 이런 핑계 저런 핑계를 대며 자리에 연연할 어떠한 명분도 남아있지 않다. 그런데도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최고위원은 소학에 나오는 `예의염치시위사유(禮義廉恥是謂四維)`라는 말을 들어 곽 교육감의 행태를 비판했다. 예의, 의리, 청렴,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 인간적 도리라는 얘기다. 곽 교육감은 이미 유권자와의 의리, 청렴, 양심을 어긴 만큼 더 이상 구차한 변명을 하지 말고 깨끗이 사퇴하는 것이 옳다. 그게 서울시민들과 우리 아이들에 대한 마지막 예의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