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들어 쑥부쟁이꽃과 처음 인사했을 때
드문드문 보이던 보랏빛 꽃들이
가을 내내 반가운 눈빛 맞추다 보니
은현리 들길 산길에도 쑥부쟁이가 지천이다
이름 몰랐을 때 보이지도 않던 쑥부쟁이꽃이
발길 옮길 때마다 눈 속으로 찾아와 인사를 한다
이름 알면 보이고 이름 부르다 보면 사랑하느니
사랑하는 눈길 감추지 않고 바라보면
꽃잎 낱낱이 셀 수 있을 것처럼 뜨겁게 선명해진다
어디에 꼭꼭 숨어 피어 있어도 너를 찾아가지 못하랴
사랑하면 보인다. 숨어 있어도 보인다
맞다, 진정으로 사랑하면 보인다. 시인은 그가 살고 있는 은현리 길가의 보랏빛 쑥부쟁이꽃과 눈 맞추면서 인간의 사랑을 말하고 있다. 이름을 알면 보이고 이름을 부르다보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는 눈길을 건내다보면 뜨겁고 선명한 사랑에 이르를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면 꼭꼭 숨어있어도 사랑이 보인다는 시인의 말에 귀 기울여봄직한 아침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