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은 마음의 모습이요 거울이며 하나의 풍경이라 한다. 그리고 남자의 얼굴은 자연의 작품이고 여자의 얼굴은 예술작품이란 말이 있다. 용모는 한 권의 책이며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낯을 찡그리고 살면 세월이 괴롭고 마음이 편하면 하루하루가 잔치 기분이다. 인간의 얼굴은 점점 아름다워져 가는 것으로 느껴진다. 그것은 인간의 마음의 가치가 점점 높아져 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얼굴이라는 것은 그 얼굴의 배후에 있는 마음에 의하여 형(形)이 틀잡혀지는 것이다. 마음의 고상·우아함을 생각하면 그 사람의 얼굴이 자연히 우아하게 된다. 야비한 마음을 가지면 바로 그 사람의 얼굴은 야비하게 되는 것이다. 아름다운 얼굴이 추천장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은 신용장이다. 얼굴은 창조자의 걸작이다. 눈은 마음을, 입은 육체를 드러내 보인다. 턱은 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계획인 의도를 보여주고 코는 의지를 나타낸다. 아름다운 얼굴이란 거기에 마음의 정직함이 그려져 있는 얼굴이다. 그런데 남자의 얼굴은 이력서이고 여자의 얼굴은 청구서란 말에는 그 설명이 다양해서 그 말의 뉘앙스는 독자에게 돌리고 싶다. 윤오영이란 분의 `얼굴`이라는 글에 “사람의 얼굴은 인간의 광고판인 동시에 비밀의 거울이다. 얼굴은 또 조물주의 위대한 조형미술”이라 했다. 그래서 관상학을 연구한 사람은 벌써 상대방의 모습에서 과거를 찾을 수 있고 또한 미래도 예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 밖에 없다. 그 인상에 깊은 관심을 갖고 사람의 얼굴로 평가하려 든다. 그만큼 얼굴은 한 사람의 모든 특색과 특징을 잘 나타내는 중요한 기호인 것이다. 얼굴에서 성격이 드러나며 그래서 덴마크 속담에 “선한 사람이면 노(怒)한 얼굴이라도 악한 삶의 웃는 얼굴보다 낫다”는 말도 있다. 사람이 사회 생활을 하면서 남에게 풍기는 인상에 따라 호감이 가고 쉽게 친하여 지는 관계도 쉽게 경험하게 된다.
/손경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