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는 우연인지는 모르나 24일 KTX 안전강화 추가대책을 발표했다. 시점이 중국 고속철 추돌사고가 난지 하루 뒤인데다 감사원이 잦은 열차사고와 관련해 KTX에 대해 벌이기로 한 전면 감사를 눈앞에 두고 나온 대책이다. 더군다나 3개월전인 지난 4월 `안전강화대책`에서 모두 46개의 추진과제를 제시하고도 부족해 이번에 36개의 추진과제를 추가로 내놓았다. 이젠 쓸수 있는 처방전은 모두 쓴 것이나 다름없다. 처방전을 남발하는 것을 보면 잦은 고장의 원인을 윤곽조차 찾지 못하고 헛다리만 짚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더더욱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은 대책을 세우고 추진해야 할 정부 관계자들의 안이한 태도다. 코레일측은 이전 사고 때 문제를 일으킨 부품들을 전부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예산문제 등으로 일시 교체가 불가능해 어쩔 수 없이 단계적으로 해야한다고 한다. 잦은 사고의 원인이 부품에 있는 것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부품을 교체해야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고장이나 사고가 나더라도 그냥 참고 견디라는 말로 들린다.
양건 감사원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KTX 사고가 너무 잦으므로 빨리 감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늦은 감은 있으나 시의적절한 조치로 여겨진다. 코레일 내부에 경각심을 일깨워 주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KTX 열차 생산과 운행 과정상 문제점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문제가 드러나면 책임소재를 따지고 문책도 빠뜨려서는 안될 것이다. 감사원의 책임이 막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