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물가 불안은 공급 측면과 수요 요인이 절반씩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거기에 기대 인플레이션 심리가 가세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면 올들어 6개월째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초 2%대의 안정세와 비교하면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정부가 조절하기 어려운 유가와 농수산품 등을 제외한 근원 물가도 지난달 3.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표물가가 이 정도면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오죽 하겠는가. 그동안 수 차례 발표한 물가대책이 서민의 `물가 고통`을 반영한 것인지 의심케 한다. 인플레 우려에 대한 경고등은 오래전에 켜졌다.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 데 금리 인상 시기를 놓쳐 물가 불안을 키웠다는 비난이 나올만 하다. 정부의 찍어누르기식 물가 관리도 서툴렀다. 휘발유 값 100원 한시적 인하, 통신료 1천원 인하 등은 미봉책에 불과했다. 문제는 하반기 물가 오름세가 더 거세질 수 있다는 점이다. 두바이 가격은 110달러 안팎에서 요지 부동이고, 장마와 태풍 등 이상 기후로 인한 농수산물 파동도 우려되고 있다. 그동안 미뤄왔던 공공요금 인상은 태풍의 눈이다. 정부는 이달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시작으로 우편, 열차, 도로통행료 등 주요 공공요금 조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공공요금 인상폭이 크면 인플레 기대 심리를 더 키울 수 있다. 서민의 한숨 소리가 생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