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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일만에 높이 40m 쓰나미 덮친다면

최승희기자
등록일 2011-06-16 20:32 게재일 2011-06-1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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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과 2m 차이 포항 쑥대밭 우려

전문가 “일본 같은 지진피해 가능성 없어”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에 밀어닥친 물결의 높이가 40.5m에 이르렀다는 최종 판단이 최근 제시됐다.

무려 13층 짜리 건물 높이에 상당하는 위력이 사람 사는 곳을 덮쳤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쓰나미는 해안에서 11㎞ 떨어진 내륙까지 쳐들어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30리나 떨어진 산골마을마저 결코 쓰나미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는 뜻이다.

일본 지진 이후 국내에서 제기되기 시작한 우려는 바로 우리 동해안 또한 지진이나 쓰나미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울산~경주~포항~영덕~울진~속초~강릉~원산으로 이어지는 우리 해안도 이제 쓰나미를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만약 영일만 인근에서 동일본과 같은 규모의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한다면 어느 정도 피해를 보게 될까?

생각하기 싫지만 만약을 위해서는 점검해 보지 않을 수 없는 과제다. 포항 등에서는 진작부터 해일이나 규모 큰 쓰나미에 대비해 해변 마을들에 대피장소를 지정하고 대피로를 안내하는 간판을 세워놓고 있기도 하다.

포항의 경우 도심 도심 대부분이 북부해수욕장·도구해수욕장 등 바다와 바로 인접해 있다.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셈. 심지어 포항은 도심 높이가 해수면과 2m 정도 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3~5m의 쓰나미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포항 시가지 중 북쪽에 해당하는 환호해맞이공원 일대에는 그나마 산줄기가 포진했다.

하지만 해맞이공원 산봉우리 중 가장 높은 여남동 방면의 전통놀이공원 부분 높이래야 70.4m에 불과하다. 전망대가 서 있는 중심 산봉우리는 65m. 그 외는 대부분이 40~50m 이하다.

그러다 보니 이번 일본에서와 같은 큰 쓰나미가 닥친다면 저 산줄기조차 간단히 넘을 게 뻔하다.

상대적으로 높은 봉우리들이 있다고 해도 그 사이의 잘록이들은 파도를 막기에 속수무책이기 때문. 그 부분을 통과한 쓰나미는 쉽게 장성동 등 시가지 안으로 몰려 갈 수 있다. 더욱이 일본처럼 최고 40m나 되는 쓰나미가 내륙 11km까지 밀려들어가는 경우가 생긴다고 보면, 심지어 흥해읍까지도 안전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가상은 가상일 뿐 실제가 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우선 전문가들은 지질학적으로 볼 때 포항에서 일본 같은 지진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경북대학교 지질학과 장태우 교수는 “최근 일본의 사례와 같은 높이의 쓰나미가 발생하려면 지진 규모가 진도 9 이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동해안은 대륙판과 판 경계에서 떨어진 판 내부지역에 있다. 일본에 비해 지진발생 빈도가 낮고 실제 사례로 본 진도규모도 최대 7.5~7.2로 다소 낮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의 40m 쓰나미도 처음부터 그렇게 대규모는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처음 해안을 덮친 파도 높이는 15m 정도였다는 것이다. 그러다 먼저 밀려온 물결이 미처 빠져나가기 전에 다음 물결이 밀어닥치면서 그걸 타고 올라 3배 정도로 높아졌다고 했다. 피해지역 해안에서 520m 떨어진 지점의 나무에 걸린 나뭇가지가 그 사실을 입증했다고 한다.

그러나 장태우 교수는 “동해안에 영향을 미칠 지진 지역은 일본 동북부 지방의 서해안인데 최근 일부 학자들이 실제로 발생한 지진 자료를 토대로 그 지역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판 경계지로 간주하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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