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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자들 “다른 재테크 찾자”… 예·적금 해약 발길

윤경보기자
등록일 2011-06-10 21:48 게재일 2011-06-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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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시대 고민 해법은

#사례 1= 지난 5월 포항의 한 중소기업에서 퇴직한 유모(60)씨는 퇴직금 일부를 은행에 정기예금을 했다. 유씨는 그러나 정기예금 이자로는 생계가 어렵게 되자 최근 깊은 고민에 빠졌다.

유씨는 퇴직금 중 1억원을 모 시중은행에 거치식 정기예금으로 넣어 놓았다.

그러나 최근 은행금리가 4.0%까지 떨어지면서 배당받게 되는 이자는 월 33만6천73원 밖에 안된다는 것. 여기에다 이자소득세 15.4%를 제하고 나면 실수령액은 28만2천만원에 불과하다. 국민연금 80여만원을 받고 있지만 보험유지비용과 주택관리비, 병원진료비 등 고정적으로 빠져나가는 돈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매도 한 달 생활이 빠듯하다. 유씨는 조만간 딸이 결혼하게 되는데 혼수비용을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난감해 하고 있다.

유씨는 “60년 평생을 일에만 매달려 살아왔는데 돈 때문에 편안한 노후를 보낼 수 없다는 것이 요즈음 우리 세대가 겪고 있는 공통된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사례 2= 3년전 포항철강공단의 한 업체에서 퇴직한 박모(59)씨는 퇴직할 당시 은행에 넣어놓은 9천600만원의 정기예금을 해약하고 그 돈으로 다른 재테크 방법을 찾고 있다.

금리가 떨어져 한달에 받는 이자가 30만원에도 못미치기 때문이다.

은행측은 박씨에게 노후연금공제형 상품을 소개했다. 이 상품을 적용할 경우 월 예상수령액은 배당을 포함해 종신상속형 39만원, 종신형(원금상쇄형) 44만원 수준이다. 정기예금 이자보다는 13만원 정도 많다.

박씨는 “요즘 은퇴자들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재테크 정보에 어두워 은행이나 증권사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제로금리`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이제 은행 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시대는 지났다. 은퇴자들은 퇴직금을 채권이나 펀드 등을 이용해 단 얼마라도 더 받을 수 있는 재테크 방법들을 찾고 있다.

퇴직금 1억원을 시중은행에 넣어 놓았을 경우 월 이자는 30만원에도 못 미친다. 퇴직금을 은행에 넣어놓고 이자로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면 최소 10억원 정도를 넣어놔야 250만원 이상의 월수입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시중은행의 예·적금은 이제 재테크 상품으로서의 그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최근 포항지역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에는 은행 예·적금을 해약하고 그 돈으로 다른 재테크를 찾으려는 은퇴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은행 포항영업부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노후를 여유 있게 보내려면 한 달 동안 최소 244만원이 필요하다는 것.

이는 월 기초 생활비 95만원과 월 외식 3회, 중형아파트 관리비, 기본진료와 정기검진, 문화생활 2회, 월 사회 활동비 11만원, 연 여행비, 차량 2천CC 유지비, 헬스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지난 3일 기준 우리, 외환, SC제일, 신한, 국민 등 7개 은행정기예금 12개월 기준 금리는 3.74~4.25%선. 이는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낮췄기 때문이다.

대구은행 포항영업부 김호원 PB 팀장은 “은퇴자 부부의 생활비를 따져봤을 때 국민연금과 개인연금 등을 통해 한 달에 200~250만원 정도가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다”며 “자녀결혼자금과 주택교체자금 등의 중장기 목적과 상속 및 증여, 의료비 비상자금 등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재테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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