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으로만 나돌던 프로축구의 승부조작이 사실로 드러나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다. 프로축구 리그인 K리그 출범 28년 만에 처음있는 일이라고 한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일군 한국 축구가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더군다나 올림픽과 월드컵축구를 치러 한껏 위상이 높아진 한국 스포츠계에도 큰 오점으로 남게 됐다. 창원지검은 프로축구 선수들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한 뒤 스포츠복권에 거액을 걸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브로커 2명을 구속하고 선수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또한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 한명도 불러 조사했다고 하니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산될 조짐이다. 브로커들은 살림이 넉넉하지 않은 구단 소속이거나 다른 선수에 비해 연봉이 적은 선수들을 `먹잇감`으로 삼았다고 한다. 선수 생활을 해 본 브로커들인지라 유혹에 넘어갈 선수들을 고르기가 어렵진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에 연루된 한 골키퍼는 실제로 소속팀이 치른 컵대회 5경기 가운데 4경기에 출전해 모두 11골을 상대팀에 허용했다고 한다. 아무 영문도 모른 채 이런 팀을 응원한 축구 팬들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느낌일 것이다. 인기 프로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프로축구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나 다름없다. 우리나라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오죽했으면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터폴과 함께 승부조작 퇴치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2천만유로를 쏟아부을 생각을 했겠는가. 스포츠와 프로 정신을 망각한채 저질러진 불법은 반드시 발본색원(拔本塞源)하고 해당 선수는 일벌백계(一罰百戒) 차원에서 엄하게 다스려야 할 것이다. 선수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구단, 감독 등에게도 연대책임을 물어야 마땅하다. 솜방망이 처벌로는 제2의 승부조작 사건을 막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