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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요금인하 생색내기로 그쳐선 안돼

고성협 기자
등록일 2011-05-25 21:10 게재일 2011-05-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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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요금 인하 계획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가 통신사업자와 협의해 마련한 요금인하안을 놓고 23일로 예정됐던 한나라당과 정부간의 당정 협의가 미뤄졌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당정협의및 요금인하안 발표 연기에 대해 사업자와 정치권과의 의견 수렴을 통해 이용자가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방안을 내기 위해 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언론에 보도된 TF의 요금 인하안을 보면 정치권과 여론의 부정적 반응이 나온 것도 당연하고 그대로 시행한다면 생색내기 요금인하라는 비판을 결코 피할 수 없다. 원안보다 추가적인 인하방안이 담겨야 한다는 이야기다. 정부 방침대로 이용자가 체감할 수 있는 요금인하안이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TF의 통신요금 인하방안에는 문자메시지 월 50건(건당 20원) 무료 제공, 청소년·노인 가입비 50% 인하, 선택형(모듈형) 요금제 도입, 블랙리스트 제도 추진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기본료나 음성통화, 문자, 데이터 등 항목별 요금이나 가입비 인하방안은 담지 않고 있어 실제 이용자가 아닌 사업자의 논리에 기운 생색내기용 요금인하안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만 하다. 약 1천원의 인하효과가 있다는 문자메시지 무료제공의 경우 문자를 거의 쓰지 않는 고객에겐 실익이 없다.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제조사 대리점이나 양판점 등에서 직접 사서 통신사업자 대리점에서 개통할 수 있게 하는 블랙리스트 제도 역시 단말기 가격이 높아 실제 혜택을 받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청소년· 노인 가입비 50% 인하 역시 현 가입자와는 무관하고 오히려 신규 수요가 많은 학생 등 가입 예정자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수 없다.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이용자 증가에 따른 차세대 망 구축에 수 조원을 투자해야 한다는 사업자들의 주장도 일리가 있다. 그러나 가계지출비 가운데 통신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근 8%에 이르며 향후 스마트폰 확산에 따른 통신비 부담은 늘어나게 돼 있다. 반면 통신 3사는 올 1분기에만 1조 4천억 원의 영업 이익을 냈다. 작년 매출 약 22조 8천억원의 38%인 8조 7천억 원을 기본료로 거둬들였다. 고객유치경쟁에 쓴 마케팅 비용은 7조 5천억 원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이번 통신요금인하계획 발표 때에는 통상 나오던 몇 퍼센트의 `인하효과`가 예상된다는 말보다는 정부의 말대로 이용자가 좀 더 체감할 수 있는 인하 방안이 다양히 제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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